대림산업이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를 단독 수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이 한 몫했다. 당시 대림산업은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 공사에 대한 단독 사업협상 파트너로 선정돼 합의각서(MOA)를 체결했고 이후 계속해서 협상과정을 거쳐 29일 새벽시간 낙찰통지서(LOA)를 받은 것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정유 플랜트 사업에 단독 사업협상 파트너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그동안 세계에서 수주 금액이 큰 사업 2개를 체결한 경험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대림산업은 대우건설과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단 프로젝트(잔사유 고도화 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 공사에 대한 실시 설계 용역을 수주했다. 국내에서 발주된 단일 플랜트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총 공사비(발주처 비용 포함)는 약 4조5000억원 규모다.
또 이란 내 높은 수주 실적도 이번 공사 수주에 큰 영향을 줬다. 1962년 우리나라와 수교한 이란에서 해외건설 사업을 처음 시작한 국내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1975년 5월 이란 이스파한의 군용시설 토목공사를 시작으로 이란에 진출한 대림산업은 지난 40여 년간 26건, 총 45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는 국내 건설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이란 내 실적이다. 이를 통해 이란의 국영기업, 민간 사업주 및 현지업체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대림산업은 현대건설이 세운 국내 건설업계 단일수주 최대 규모기록을 깨트리게 됐다. 종전 기록은 현대건설이 2005년 수주한 초대형 플랜트 공사인 이란 남부 사우스파(South Par) 가스처리시설 4·5단계 공사로 금액은 약 1조5600억원이다.
올해에는 저유가와 세계 경제침체 등으로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저조했던 만큼 대림산업의 대규모 수주 소식은 건설사들의 이란 사업 수주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현재 국내 건설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607건 281억9231만달러로 지난해 461억4434만달러 대비 39% 감소했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림산업은 이란에서 모든 기업들이 철수할 때 직원을 남겨두면서 현지 상황을 팔로우업을 계속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이라면서 "이번 수주는 내년 수주 실적으로 들어가면서 좋은 시작을 알리는 사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최근 유가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으니 이란이 플랜트 부분에서 프로젝트를 계속해 나간다는 사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업에는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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