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체스브로 UC 버클리 교수가 2003년 제시한 ‘개방형 혁신’의 핵심 아이디어는 지식이 광범위하게 분산되고 투명성이 점점 증가하는 세상에서 기업은 자신의 연구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으며 다른 기업의 프로세스나 발명(예를 들면 특허)을 구입하거나 차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의 비즈니스에 사용되지 않는 내부 발명은 라이선스나 합작투자, 분사 등의 방법을 통해 외부로 내놓아야 한다.
체스브로 교수는 개방형 혁신은 글로벌 협력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업에게 여러모로 유용하다고 강조한다. 개방형 혁신을 통해 연구개발비 감소, 개발 생산성 향상, 개발 프로세스 초기에 고객 참여 유도, 시장 조사의 정확도 제고, 구전 마케팅을 위한 고객 선정의 효과성 제고 등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0년 설립된 중국 샤오미는 자사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를 탑재했다. MIUI는 공개된 안드로이드 OS 소스를 토대로 기능을 추가하거나 삭제해 사용자들의 취향에 맞게 개조한 프로그램인데, 개조를 담당한 이들은 회사 직원이 아닌 사용자들이었다.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데 참여한 덕분에 샤오미는 매주 새로운 MIUI를 선보인다.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를 18개월마다 출시하는 것과 비교하면 업그레이드 속도가 매우 빠르다. 또한 샤오미 사용자들은 중국 밖 시장 사용자들을 위해 오리지널 MIUI를 24개 언어로 번역했다.
단, 개방형 혁신 모형의 실행에는 당연히 위험과 도전이 따른다. 정보 유출 가능성, 지적자산 공개로 인한 경쟁우위 상실 가능성, 혁신 통제와 참여가 기여 방식 관리의 복잡성, 외부 혁신을 확인하고 도입하기 위한 방안 마련, 외부 혁신의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혁신 전략 재정비 등이다.
여러 측면에서 투명성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기업은 우수 사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주변 환경을 끊임없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극비리에 단독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미국 경영칼럼니스트 제임스 서로위키는 자신의 저서인 ‘대중의 지혜’에서 집단의 종합적인 정보는 집단 내의 개인이 내릴 수 있는 어떠한 의사결정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이끌어낸다고 주장했다. 다만, 경영학계에서는 그의 주장이 맞더라도, 기업가와 리더는 어떤 아이디어가 개발에 적합한지,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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