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 '오방색' 때문에 ‘붉은 닭의 해'라고 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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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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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김재윤 기자 = ‘병신(丙申)’·‘정유(丁酉)’ 우리가 부르는 한 해의 뜻에 숨겨진 이야기가 화제다.

‘푸른 용의 해’, ‘붉은 호랑이의 해’ 등 동물에 비유해 우리가 한 해를 지칭할 때 쓰는 방법은 천간과 지지를 통해서 나온다. 천간(十干)이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 등 10개의 글자를 의미한다. 지지는 ‘십이지’라고도 불리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 등 12개의 글자로 되어 있다. 특히 지지는 동물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위의 순서대로 쥐·소·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를 나타낸다.

지지의 순서만 본다면 병신년(丙申年)은 원숭이, 정유년(丁酉年)은 닭의 해이다. 그런데 각각 ‘붉은 원숭이의 해’, ‘붉은 닭의 해’로 불리는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전통의 오정색에 비밀이 있다. 음양오행설에서는 다섯 가지 순수하고 섞음이 없는 기본색을 오정색이라고 불렀다. 청, 적, 황, 백, 흑으로 구성된 각각의 색들은 천간과도 관련을 갖는데 청-갑·을, 적-병·정, 황-무·기, 백-경·신, 흑-임·계 라는 식이다.

임진(壬辰)년을 ‘흑룡의 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같은 원리 때문이다. 천간이 흑색을 의미하고 지지가 용의 해를 상징 한다는 것이다. 단지 ‘흑룡의 해’라는 어감 때문인지 몰라도 임진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거나 한국전쟁이 휴전을 맺거나 중화민국이 수립 되는 등 굵직한 변화가 일어났다.

오정색은 사실 오방색이라는 말로도 쓰인다.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국정농단’사건에 오방색과 오방색으로 만든 전통 주머니 오방낭이 많이 회자 됐다. 당시 오방낭 논란과 관련해 남겨진 의문 한 가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등장했던 오방낭이 전통적인 개념에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의 전통 음양오행설에서는 순수한 색 5가지를 쓴 오방낭도 정해진 배열을 지킨다. 예를 들어 ‘흰색은 반드시 검은색과 붉은 색 사이에 있어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당시 쓰인 오방낭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사건이 사건을 덮는 ‘국정농단’ 사태가 지속되면서 취임식 당시의 ‘오방낭 미스테리’는 이미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한 해가 이틀을 남긴 오늘,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눈앞에 다가 왔지만 우리사회에 남겨진 문제는 여전히 많은채 새해 인사말을 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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