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온유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족 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SFTS는 야생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로, 감염 시 치사율이 30%에 달한다.
2일 이근화 제주대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팀이 2015년 6월 제주도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남성(74)의 아내에 대해 유전자 및 혈청을 검사한 뒤 이같은 결과를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미국 열대의학·위생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ASTMH) 최근호에 실렸다.
SFTS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1~2주의 잠복기 이후 열이 나거나 근육통을 앓는다. 이후 설사 증세가 수반되거나 근육통이 심해지고, 심각하게는 의식이 떨어지는 뇌 증상을 보이다가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현재까지 국내 SFTS 바이러스 2차 감염 사례는 해당 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에게서 발생한 바 있으며, 가족 간에는 확인된 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팀의 분석 결과 아내의 혈청에서는 SFTS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검출됐으며, 숨진 남편의 것과 동일한 계통의 SFTS 바이러스도 분리됐다. 연구팀은 이를 남편으로부터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뒤 자연스럽게 면역력이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이근화 교수는 "SFTS 바이러스의 가족 간 감염 사례는 국내에서 처음이지만, 세계적으로는 2012~2013년 사이 중국에서 3차례 가족 간 2차 감염이 보고된 적이 있다"며 "SFTS는 의료인은 물론 환자를 돌보는 가족, 주변인 등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2차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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