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새해맞이 행사에서 집단 성추행..내무장관 막말로 피해 여성들 고통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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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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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심각한 여성차별과 끊이지 않는 성폭행 사건들로 '여성 인권의 지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인도에서 또다시 집단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심지어 현지 내무장관은 그 원인을 젊은이들이 서구식 옷차림과 생각을 따라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공분을 사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31일(현지시간) 수만 명의 시민들은 새해맞이 축제를 위해 카르나타카 주의 주도인 벵갈루루 시가지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군중의 질서는 무너졌고 남성들은 여자들을 성폭행 및 성추행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현지 매체와 목격자들은 전했다.

현지 매체 벵갈루루미러는 주변을 둘러싼 남자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여성의 사진과 기진맥진해 여성 경찰의 어깨를 잡고 있는 또 다른 여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한 목격자는 가디언에 “남자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서 여자들을 추행했고 여자들은 겁에 질려 피할 곳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 목격자는 “완전히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며 "심지어 사람들은 여자들을 도와줄 것 같이 다가가서 다시 추행하고 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곳을 지나가는 여자들은 남자들의 최소 시선폭력을 당했고 심지어는 목을 졸리거나 번쩍 들어올려져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추행에 시달렸다”고 덧붙였다.

사진작가인 차이탈리 워즈닉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 남자가 자신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를 더듬으려고 했다”고 적었다. 워즈닉은 이 남성과 싸웠지만 경찰의 제지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인파에 비해 배치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으며 이날 성폭행 사건은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인도에서 성추행이나 성폭행 신고율은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사건을 둘러싸고 카르나타카 주의 내무장관은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며 그 원인을 서양식 옷차림을 한 여성들에게 돌려 피해자들의 고통을 두 배로 만들었다. 

그는 현지 매체 ANI와의 인터뷰에서 “새해맞이 축제 같은 자리에서 피해를 입는 여자들이 있다. 이런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모든 이들에게 인도 전통의복을 입게 강요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도시에 모인 젊은이들이 서양 사람들을 자꾸 따라하는 것”이라며 “자꾸 서양인들의 생각이나 옷차림을 따라하려다 보니까 문제가 생기고 일부 여자들이 피해를 입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벵갈루루는 인도 수도인 델리에 비해서 다소 안전한 곳으로 간주되지만 인도 통계국에 따르면 여성에 대한 공격 건수는 인도 내에서 3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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