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탓에 원금보장형 상품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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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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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애신 기자 =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수익이 줄었지만 되려 고수익보다 원금보장형 상품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내는 상품에 자금이 몰렸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수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4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금자보호대상 예금인 부보예금은 2012년 1405조, 2013년 1497조, 2014년 1587조, 2015년 1752조, 2016년 6월 1833조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이 같은 현상은 전 금융권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25%로 하락하는 등 초저금리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을 찾기 어려워졌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에 자금을 예치한 후 적당한 투자처가 나오면 옮기기 위한 대기성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제공]


지난해 6월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은 189조5000억원에 달한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당좌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적금에 비해 이자가 낮거나 거의 없다. 하지만 은행권의 적금 금리 역시 1%대까지 떨어졌다.

고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이유다. 지난해 6월 기준 저축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40조원으로 집계됐다. 한 때 5%대의 금리 상품을 취급하던 저축은행은 수신 규모가 급증하자 최근 금리를 2%대로 낮추는 등 규모 조절에 나섰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일반 예적금에 비해 금리가 높은 특별판매 반응이 좋다"며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에 자금을 예치했다가 특판이 시작되면 소비자들의 문의가 많아지고 실제 가입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부보예금 잔액이 29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2.2%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에 브렉시트, 미국 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자 안전한 투자처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는 투자자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비보호금융상품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단기 부동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돈이 쌓이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212조38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58억원 빠졌다.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한 자금이 MMF로 쏠리면서 순자산총액은 2013년 66조4000억원, 2014년 82조4000억원, 2015년 93조4000억원, 이달 4일 105조5641억원으로 늘고 있다.

보험업계도 원금보장형 상품 출시가 활발하다. 경기가 악화될수록 보험해약률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통상 보험상품은 가입 초기에 많은 사업비를 부과하기 때문에 중도 해약하게 되면 손해가 크다. 하지만 최근에 상품 구조에 변화를 준 원금보장 보험상품이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이 출시한 (무)교보하이브리드변액종신보험은 변액종신과 금리연동형을 결합한 상품이다. 펀드 운용실적이 좋지 않아 은퇴시점의 적립금이 그 동안 납입한 보험료보다 적으면 일반 종신보험으로 전환해 납입한 주계약 보험료를 보증해준다.

라이프플래닛의 '꿈꾸는e저축보험'은 원금보장형 온라인 저축보험으로, 한 달 이상 유지 시 환급률이 100% 이상이다. 납입한 보험료나 적립금에서 사업비를 떼는 기존의 저축보험과 달리 원금에서 발생한 이자에서 사업비를 떼는 후취형 구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경기지표 중 어느 것 하나 좋은 게 없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와 달리 상당히 신중하게 투자에 접근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금융권에서도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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