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정식으로 출범하기도 전에 이미 멕시코 경제를 흔들고 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국경에 장벽을 세운다는 공약과는 별도로 트럼프는 이미 멕시코 경제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최근 이같이 진단했다.
◆ 페소화 약세 올해 내내 지속 될 것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과 함께 무역 정책이 대대적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멕시코 페소화의 약세는 2017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4일(이하 현지시간) 전망했다.
4일 달러 대 페소 환율은 한때 21.619페소로 전날에 비해 2% 넘게 상승했다. 이는 미국 대선 직후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한 것으로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시장은 점점 트럼프가 멕시코에 대한 보호무역주의와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옮긴 기업들에 대한 딴지 걸기가 단순한 빈 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포렉스 라이브 닷 컴의 환율 애널리스트인 아담 버튼은 설명했다.
연초 부터 트럼프 당선인은 트럼프는 최근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하면서 자국 기업들이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압력을 가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는 16억 달러에 달하는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 프로젝트를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업 때리기' 다음 타깃이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CNN 머니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빅 3' 기업인 포드, GM, 피아트 크라이슬러 중 가장 먼저 문제가 됐던 포드가 멕시코로 이전한 일자리 수는 3사 가운데 정작 가장 적다고 지적했다. 포드의 경우 멕시코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8800여명인데, 이에 비해 크라이슬러는 1만2800여명, GM은 1만5000여명이라고 지적하면서, 자동차 3사 중 미국인 직원 비중이 가장 적은 크라이슬러가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멕시코 산업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미국 기업들이 정치적 압력 탓에 투자 계획을 변경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달러 대 페소의 환율이 올해 말 22-23페소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트럼프 우려에 경제전망 하향 조정
미국은 멕시코 수출품의 80%를 구매하는 국가다. 게다가 미국 기업들의 철수가 이어질 경우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 건설과 정유시설 등 산업 상당 부분의 현대화가 미국 기업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이래로 멕시코로 들어온 외국 직접투자 중 무려 46%에 달하는 자금이 미국에서 온 것이다"라고 알론소 체바라 크레딧 스위스의 라틴 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투자를 철회한 포드의 전례를 다른 기업들이 따라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경제정책으로 멕시코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 예상되면서, 이미 멕시코 경제전망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블룸버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멕시코의 GDP 성장률 전망은 트럼프 당선 전의 2.3%에서 1.7%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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