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6년 간 유성기업 사태 "정도(正道) 통해 정상화만이 살 길"...최성옥 영동공장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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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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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옥 유성기업 영동공장 전무[사진=유성기업]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2011년 5월 주간 2교대제를 요구하며 시작된 유성기업 노동조합의 쟁의가 올해로 6년째에 접어들었다.

당시 부분파업 1년 만에 회사에 복귀했던 노조원들은 지금도 사측과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6년 간 갈등을 몸으로 겪어왔던 유성기업 선배 근로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현대자동차 1차 협력업체인 유성기업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40년째를 맞는 최성옥 영동공장 전무로부터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성기업 입사 계기는

-1976년 12월1일, 유성기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오일쇼크 이후 경제가 어려울 때라 지금처럼 취업하기 힘들었다.

그때 봤던 유성기업 사훈이 ‘회사발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자’는 것이었는데 이윤만 추구하는 기업이라기보다 사회, 국가라는 더 큰 가치관을 중시하는 기업이란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실제 입사 당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기틀을 잡기 전이었는데 자동차 핵심부품인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링을 생산해 외국에 수출까지 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 우리나라가 기술강국으로 거듭나는데 이바지 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성기업 노동운동 역사가 꽤 오래됐는데 어떻게 직장폐쇄까지 가게 됐나

-유성기업 노동운동은 1987년 민주화 때부터 시작됐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완성차 생산량도 증가하게 된 시점이라고 보면 된다.

당시 유성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주조 등 기술은 다른 기업들이 모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때문에 완성차 생산이 급증하는 만큼 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많이 생산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려면 생산시설을 최대한 가동시켜야 했다.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 완성차 생산라인이 중단되고, 그에 따른 배상금은 중소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노동조합이 이를 빌미로 회사에 협박을 시작한 것이다.

노조에서는 완성차에 부품을 공급하지 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약점을 잡아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주간 2교대제를 요구하며 근무시간은 줄이면서 임금을 올려달라고 했다.

2011년 이전까지 노조는 법이 정한 쟁의행위 절차를 밟지 않고, 이 같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무조건 파업을 했다. 한마디로 노조가 회사를 지배하고 관리하는 형국이었다.

2011년 3월 25일부터는 주간 2교대제를 위해 3개월 간 협상을 하면서 15시간 근무, 20시간 임금을 요구하며 또 다시 불법 파업을 시작했다.

당시 20시간 일을 해도 완성차 주문 물량을 소화하지 못 해 쩔쩔 매는 상황에서 근무시간을 5시간이나 줄여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회사가 고가의 배상금을 물어야 해 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불법 전면파업을 하면서 관리자들이 현장에서 기계를 가동시키지도 못하도록 집단행동을 하고, 심지어는 관리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결국 완성차 주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관리자만이라도 현장에 투입해 기계를 돌리는 방법뿐이었다. 그것이 2011년 유성기업이 직장폐쇄를 한 이유다.

▲직장폐쇄 후 상황은

-2011년 직장폐쇄 이후 과거 금속노조의 폭력성과 정치적 성향에 불만을 가진 고참들 중심으로 제2노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그 후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금속노조는 2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직장폐쇄기간 중 노조 지침을 무시하고 복귀해 일을 한다는 이유로 조합원에 욕설과 협박을 하고, 심지어는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기도 했다.

현장에 투입된 관리자 한 명을 노조원 수십명이 에워싸고 발길질을 하는 등 상해를 입혀 신경정신과에 입원한 사람도 여러 명 됐다.

식당에서도 50~60명이 패트병으로 식탁을 동시에 쳐 집단 소음을 일으키거나 미리 4~5인분 가량의 밥을 먼저 퍼 놓는 등 직원들이 식사도 제대로 못 하게 했다.

결국 피해를 당한 조합원들이 개인적으로 경찰과 검찰에 고소, 고발을 했고, 약 300여명이 불법행위가 인정돼 벌금형 이상 기소됐다.

처음에는 회사 경영 시스템 자체를 무너뜨리기 위해 파업, 집단폭력을 한 줄 알았는데 조합원들의 내부 단속, 금속노조의 체제유지를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유성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파업, 태업이 6년째 지속되면서 말 그대로 현장이 황폐화돼 있다.

무엇보다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조합원을 둘로 가르고, 근로시간과 임금을 볼모로 파업을 하는 것은 회사와 함께 자멸하는 길이다.

6년 이상 극단적인 노사 분규를 겪으면서도 이렇게 버틸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그만큼 회사가 내실이 있는 것이다. 노사문제도 탄탄한 내공이 있었기에 극복해 왔던 것 같다.

회사의 경영철학은 정도경영이다. 정도의 길을 걸어가야 했지만 오랫동안 법과 원칙을 버리고 살았다. 하지만 2011년 후부터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려 노력해 왔고, 많이 달라졌다.

현장내 원칙과 규율이 살아 있어야 회사가 발전한다. 후배 직원들이 이를 꼭 인식하고, 회사를 정상화시켜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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