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세계 주식시장 자금의 미국 집중화가 더욱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금융정보회사인 QUICK 데이터를 이용하여,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00개 기업을 산출한 결과 미국 기업들의 선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1위를 차지한 애플을 비롯해 상위 12위까지는 모두 미국 기업들이 휩쓸었다. 상위 1000개 중에서 미국 기업의 수는 370개로 3분의 1을 넘어섰다.
지난해 2015년 말 대비 20개가 늘어난 370개다. 위안화 하락과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중국은 17개사가 줄어든 83개사를 기록하면서 3위로 떨어졌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의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 주식의 호조의 요인을 크게 3가지로 꼽았다. 첫 번째는 세계를 선도하는 IT 기업들 대부분이 미국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IT 기업들은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면서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하고 잇다. 상위 12위에 들어간 회사 중 애플, 알파벳 등이 IT 기업은 모두 5개에 달했다.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주식시장 상승에 큰 몫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국내총생산 (GDP)의 실질성장률은 1.5%로 2017년과 2018년 각각 2.3%, 3.0%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선진국 가운데서는 단연 두드러진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 경제전망에 JP 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같은 금융주들의 시가총액도 30% 정도 늘어났다.
국제유가의 회복도 미국 기업들의 주가 상승을 도왔다. 이에 엑손 모빌을 비롯한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미국에 이어 전체 회사수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일본으로 1000대 기업 중 91개가 들어갔다. 특히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일본경제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해 닛케이 지수가 연말에 크게 오른 것도 한 몫을 했다.
한편 중국은 향후 경기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시총이 다소 줄었다. OECD는 2016~2018 년 중국의 실질 GDP 성장률이 6.7%에서 6.4 %, 6.1 %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중국공상은행과 중국농업은행 등 은행주들을 비롯해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중국 평안보험 등 보험 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럽에서도 4위를 차지한 영국은 2015년에 비해 1000대 기업에 포함된 회사 수가 6개가 줄어들었으며, 5위를 차지한 프랑스도 4개가 줄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올해 정치적 이슈가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중국은 가을에 새로운 최고 지도부를 선출하는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유럽에서는 프랑스, 독일 등이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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