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가 6일(현지시간) 19,963.80으로 장을 마치면서 2만 포인트 돌파를 코앞에 둔 가운데 어쩌면 랠리는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미국의 증시 랠리는 역사상 가장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강한 경우에 속한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추가 상승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앞서 닷컴버블 붕괴와 금융위기 등으로 투자자들은 주식을 멀리하고 채권과 현금 등 안전 자산에 대거 몰렸다. 일례로 2014년 초부터 10개월간 투자자들은 채권펀드에 3,810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주식펀드에서는 160억 달러를 순유출했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경계심이었다. 다우지수는 2009년 저점 대비 274%나 치솟았지만 같은 기간 미국의 10년물 국채는 33% 수익을 안기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월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이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채권을 팔아 주식에 투자하는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 소재 노던 트러스트의 제임스 맥도널드 전략가는 “사람들은 언제 증시에 진입하는 것인 좋을지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주식 투자에 대한 경계심이 앞으로 증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업 순익, 배당 수익률, 경제 전망에 확신을 갖게 되면서 주식 투자 붐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이미 수년래 최고치까지 올랐고 조만간 둔화될 조짐도 없다. 트럼프는 막대한 재정 부양책을 약속했고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은 트럼프 정책을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해 증시 상승이 중앙은행들의 통화 부양책이나 기업들의 자사주 환매와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촉발됐고 밸류에이션도 지나치게 높아졌다며 경계한다. S&P500 종목의 지난 12개월 순익 대비 주가는 21배로 10년 평균치인 16배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밸류에이션은 지나치지 않다고 반박한다.
또한 채권 금리는 작년 여름에 기록한 사상 최저치 대비 1%포인트 이상 상승해서 이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2.417%를 가리키고 있다. S&P500 종목들의 배당 수익률은 약 2%다. 잠재적인 자산 가치의 상승 잠재력을 따졌을 때 수입원으로 채권보다는 주식이 낫다는 주장이 낫다는 설명이다.
그밖에도 기업 순익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밸류에이션 우려를 잠재우는 요인이다. 팩트셋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S&P500 종목들의 순익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뉴욕 소재 리차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리차드 번스타인 CEO는 최근 에너지, 원자재, 기술, 금융주와 같은 경기 순환주를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재정 부양책이 전례없는 증시 상승을 부채질할 것으로 기대한다. 번스타인은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재정 부양책이 만난 적은 지금껏 전례가 없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다울링앤얀케의 그랜트 웹스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포브스 기고를 통해 다우지수, S&P500지수, 나스닥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 기록 경쟁을 벌인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라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추가 상승에 의문을 제기한다. 서보 자산운용의 에릭 넬슨 투자 자문은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의 과대평가를 우려하면서 여전히 시장 진입을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마켓와치는 다우지수가 상징적인 의미를 갖긴 하지만 증시에 상장된 수천 개 회사 중 30개 회사의 주가만을 추종하기 때문에 증시 전반의 상승을 이끌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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