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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칼럼] 채권서 주식으로… 새 조짐 보이는 정유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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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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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는 60간지 가운데 34번째에 해당하는 정유년(丁酉年)이다. 붉은 색을 의미하는 정(丁)과 닭을 의미하는 유(酉)가 만나 ‘붉은 닭의 해’라고 부른다. 예로부터 붉은 기운은 밝음과 총명함으로 여겨졌고, 닭은 새로운 시작과 탄생, 희망 등을 알리는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렇다면 2017년 금융시장은 붉은 닭처럼 밝고 희망찰 수 있을까.

작년부터 금융시장에는 새로운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신흥국증시를 짓누르던 유가 하락이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희석됐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수요촉진정책 및 보호무역주의 확대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높아진 물가압력을 반영해 급격하게 치솟았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 왔던 채권시장의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선진국 채권시장의 호황국면은 막을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주식시장은 경제지표 호조 및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위축되었던 투자와 재고 사이클이 반등하고, 채권시장에서 이탈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어 나온 결과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아직 박스권에 갇혀있는 형국을 보이고 있으나, 선진국 증시의 조정보다는 한국 증시의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외국인 순매수다.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손 우려보다는 한국증시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외국인은 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71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기관만 1조9144억원어치를 팔았을 뿐 개인도 5620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수급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매수세는 단기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니다. 2016년 하반기 이후 6개월여 동안 외국인이 산 주식은 9조원어치에 맞먹는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기관ㆍ개인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내면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달러가 다시 약세기조로 돌아선다면 추가적인 외국인 매수세도 기대할 만하다.

얼마 전 삼성전자가 3년 만에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갤럭시노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업황 빅사이클 진입에 따른 결과다. 뿐만 아니라 원자재가격 반등에 힘입어 경기민감업종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으며, 한국증시의 기타 이머징마켓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 또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렉시트부터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승리, 그리고 국정농단 사태까지 금융투자자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기를 재치 있게 극복하는 원숭이처럼, 대한민국은 갖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냈다. 어둠을 깨우고 빛을 부르는 붉은 닭의 해를 맞이한 만큼, 새해에는 투자자들과 대한민국 국민이 더욱 큰 희망을 열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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