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태근 기자= 지난해 반(反)글로벌화 세력이 고개를 들면서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경제 글로벌화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까지 의심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사실 우리는 글로벌화를 억지로 추진할 수도, 막을 수도 없다. 그저 개선할 뿐이다.
현재의 글로벌화는 '불균형 발전'의 글로벌화다. 이는 세계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세계 경제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 여기에는 성장과 이익배분의 불균형은 물론 국가 간, 지역 간의 불균형, 산업과 지역사회 주민 간의 불균형이 모두 포함된다. 자연환경과 자원 소모의 불균형은 물론 가장 심각한 제도·규범상의 불균형까지 생겨난다.
오랫동안 국제 규범은 미국과 유럽 국가의 주도로 형성돼왔다. 가장 먼저 고려된 것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이익과 수요였다. 개도국의 현황을 반영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부 규범은 후발주자인 개발도상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채워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국제사회는 경기회복과 발전을 모색하는 동시에 글로벌 거버넌스, 국제규범 재정비와 혁신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떻게 국제 규범을 재정립하고 혁신할지, 또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글로벌화가 가져온 병폐를 극복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보다 균형적이고 포용적인, 새로운 경제 글로벌화를 추진해야 한다.
새로운 글로벌화는 중국을 원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항저우 정상회의의 역사적 의의는 바로 글로벌 거버넌스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 규범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 주도 글로벌화 추진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새롭게 펼쳐질 경제 글로벌화를 위해 중국에 해야할 역할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제규범 재정립에 앞장서야 한다. 추진동력을 기준으로 볼 때 지금까지 불균형 발전의 글로벌화는 크게 두 단계를 거쳤다. 19세기 이전의 글로벌화가 첫 단계로 추진동력은 기술이었다.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가 두 번째 단계로 추진동력은 기술과 자본이다. 중국 주도의 새로운 글로벌화의 추진력은 기술과 자본, 그리고 규범이다.
다음으로,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해야 한다. ‘일대일로’ 전략의 '공상(共商)·공건(共建)·공유(함께 논의하고 구축하고 나눈다), 상호소통, 협력과 상생 등이 새로운 글로벌화의 핵심이념이자 추진 방향이 될 것이다.
셋째는 과학기술 혁신이다. 중국은 글로벌 과학기술 발전의 방향에 대한 연구에 주력하고 미래 하이테크 스탠다드와 규정 구축에 있어 영향력을 날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 인재유치 사업을 대대적으로 늘려 해외 전문가의 중국 내 근무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넷째, 글로벌 투자 확대를 이끈다. 해외투자에서의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은 날로 막강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중국 해외직접투자액(금융권 제외)은 1200억 달러에 육박했다. 해외직접투자 잔액도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다섯째, 국내 시장 개방에도 앞장선다. 중국의 경제 구조조정과 성장모델 전환은 세계 경제와 무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상품 수출국이자 세계 최대 상품 수입국으로 연간 상품·서비스 수입액은 3조 달러에 육박한다. 새로운 경제 글로벌화에 있어 광대한 시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인재의 효율적 배치를 유도한다. 새로운 글로벌화는 국제기구, 역내 기구와 글로벌 거버넌스 메커니즘과 플랫폼 등 여러 분야에서 소리없이 시작된다. 중국 실정에 밝고 글로벌한 시야와 전문지식을 갖춘 고급 인재를 빠르게 확보해 주요 기구의 개혁과 관리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중국 주도의 새로운 경제 글로벌화 정책견해와 발전이념을 현실화하고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확실한 길이다.
기사 자료 = 인민일보 해외판 (자오룽웨 광둥외국어대외무역대 교수)
정리 및 번역 = 아주경제 김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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