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2016년 일본 기업들에 대한 아시아 자본의 인수합병(M&A)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작년 해외 기업들의 일본 기업 M&A 건수는 201건으로 2015년에 비해 2.4% 줄었지만 거래 규모는 2조5600억 엔(약 26조3200억원)으로 직전해 대비 2.5배나 급증했다. 이중 아시아의 투자액은 전년 대비 23.4% 늘면서 액수가 사상 처음으로 1조엔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잠재적인 M&A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한다. 엔이 달러 대비 하락하면서 달러 기준으로 인수 가격이 낮아졌고 소형 상장 기업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이 비교적 낮으며 노령화로 회사를 매물로 내놓는 나이든 기업인들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 기업에 대한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작년 한해 중국과 대만 자본은 9,332억 엔을 들여 51개 일본 기업을 사들였다. 미국 자본의 일본 기업 M&A 규모에 비해 5배나 높은 수준이다.
작년 아시아 자본이 일본 기업을 삼킨 대표적인 예로는 대만 폭스콘이 일본 샤프전자를 약 350억 달러에 인수한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 거래가 일본이 자국 기업의 해외 매각을 방해하던 장벽을 무너뜨린 사례라며 아시아 바이어들에게 심리적 돌파구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2년만 해도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투자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는 미국 펀드인 KKR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자국의 반도체 제조사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해 해외에 매각되는 것을 막은 바 있다.
아울러 FT는 로펌인 시몬스앤시몬스의 리차드 크레이머를 인용하여 미쓰비시나 미쓰이 등 주요 상사의 자산이 앞으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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