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스님 끝내 숨져... 촛불집회서 분신한지 이틀만

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서모씨·64)이 이틀만인 9일 저녁 숨졌다.

정원스님 분신항거 비상대책위원회은 정원스님이 이날 오후 7시 40분쯤 서울대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인은 화상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이었다.

지난 7일 정원스님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끝난 오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경복궁 앞 광화문시민열린마당에서 몸에 휘발성 액체를 끼얹고 스스로 불을 붙였다. 이후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위독한 상태였다.

현장에서 남겨진 그의 스케치북에는 “경찰은 내란 사범 박근혜를 체포하라. 경찰의 공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경찰은 해산하라!”, “나의 죽음이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 나는 우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라!”, “박근혜는 내란 사범 한·일협정 매국질 즉각 손 떼고 물러나라!” 등의 글이 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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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소신공양으로 매국노 집단이 일어나는 기회를 끊고 촛불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함'이라는 스님의 유지를 받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1977년 해인사로 출가한 정원스님은 1980년 광주 학살에 저항하는 불교탄압 공동대책위 일원으로 일했으며, 1987년 6월항쟁에도 참여했다. 2006년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이전반대투쟁, 2008년 광우병 수입소고기 반대 투쟁, 2014년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도 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