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성장, 시계 선물…" 중국의 차이잉원 미국 '경유외교' 깎아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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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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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관영 환구시보 "성장-주지사 만남은 그런대로 격이 맞아"

  • "대통령 경선 패배자와 '가짜 총통'이 만나서 말이 잘 통했을 것"

  • 텍사스 주지사가 선물한 '시계'…중국에서는 '죽음', '끝' 의미…외교적 결례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이 9일(현지시각)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서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과 회동했다. [사진=AP연합뉴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남미 4개국 순방에 앞서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 하룻밤 체류하며 '경유 외교'를 펼친 것에 대해 '깎아내리기'에 나섰다.  

차이 총통은 7일 오전 휴스턴에 도착해 28시간 체류하며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과의 전화 통화를 시작으로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잇달아 회견했다. 제임스 모리아티 미국대만협회(AIT) 대표와 블레이크 패런솔드 연방 하원의원(공화당)은 직접 공항에 마중나와 영접하고, 미국 국무원 산하 경호팀의 의전을 받는 등  '고위급 대우'를 받았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0일자 사설에서 차이잉원은 미국에서 '일반적 대우'를 받았으며,  중국의 '대만성 성장'으로 텍사스 주지사와의 회동은 성장과 주지사의 조합으로 그런대로 격이 맞다고 폄하했다.

또 지난 해 미국 대선 공화당 경선 후보로 나섰다가 트럼프에게 패배한 테드 크루즈 연방 상원의원(공화당)이 답답한 심정의 가짜 '총통'을 만났으니 두 사람은 분명 마음이 잘 통했을 것이라고도 비꼬았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차이 총통이 텍사스 주지사로부터 받은 선물도 조롱거리가 됐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차이 총통과 애벗 주지사는 회동에서 서로 선물을 교환했다. 차이 총통은 꽃병을, 애벗 주지사는 텍사스주 휘장이 새겨진 시계를 선물했는데, 중국에서 시계를 선물하는 것은 결례이기 때문이다. 중국어로 시계 '종(鐘)'은 끝날 '종(終)'과 발음이 같아서 '끝내다', '죽음' 등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시계를 선물한다(送鐘)는 것은 장례를 치른다(送終)는 말과 발음이 같다. 

한편 차이 총통은 8일(현지시각) 중남미 첫 순방국인 온두라스에 도착해 공식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리카르도 알바레즈 아리아스 온두라스 부통령이 직접 코마야과의 소토카노 공군기지에 나와 차이 총통을 영접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현지 공항 도착 후 연설에서 "대만과 온두라스는 오랜 기간 밀접한 우호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지난해 수교 75주년을 맞은 양국간 교류 협력이 더욱 깊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이어 "온두라스는 원래 비가 잘 내리지 않는 곳"이라며 "오늘 처음으로 중남미 대륙을 밟았는데 비가 내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리아스 부통령의 말을 인용해 "'물을 만나면 부자가 된다(遇水則發)'는 말이 있다"며 "이것은 양국간 우의가 더욱 공고해져 양국관계 더욱 심화될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8박 9일 일정 동안 니카라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를 차례로 순방한 후 대만으로 귀국하는 길에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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