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독일 폭스바겐이 10일(현지시간) 배출가스 스캔들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고 미국 법무부와 43억 달러(약 5조1600억원)의 벌금을 물기로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10일 성명을 발표해 법무부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협상 초안을 작성했고 이제 최종 합의를 위한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협상 초안에는 유죄 인정과 함께 43억 달러의 벌금 지불, 향후 3년간 외부 감사인의 감사를 받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WSJ에 따르면 최종 합의 내용은 이르면 11~12일 사이에 폭스바겐 경영이사회와 감독이사회 등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바겐은 앞서 민사소송 합의금으로 175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이번에 법무부와 합의한 벌금 43억 달러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에서만 배기가스 스캔들 처리 비용으로 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합의금으로 미리 마련해 놓았다던 192억 유로(약 192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앞서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 역시 안전기준 미달로 고발되어 법무부와 거액의 벌금 조치에 합의한 바 있으나, 폭스바겐은 유죄를 인정하기로 해 이례적이다. 도요타는 가속페달 문제로 12억 달러, GM은 점화 스위치 결함 문제로 9억 달러를 각각 벌금으로 냈으나 기소유예약정으로 형사처벌을 면한 바 있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량 조작을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시험을 통과한 뒤 소비자에게 판매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단 폭스바겐의 디젤차는 미국에서만 60만대가 판매됐고, 전 세계적으로는 110만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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