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학의 ‘공부에 관한 공부’] 훌륭한 공부의 공통점

[조병학 더굿북 대표]

어른들은 우리나라가 일을 많이 하는 국가라고 하지만, 청소년들은 공부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확연하게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노벨상이 공부의 척도라고 할 수는 없지만, 창의성을 강조하는 현 시점에서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과제다.

청소년과 성인들의 공부를 이십여년간 관찰하고 연구해 얻은 한 가지 결론은 ‘공부를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가 무엇인지, 공부는 왜 하는지,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와 같은 공부의 출발선이 너무나 왜곡됐다. 시작은커녕 정의부터 잘못된 공부가 훌륭한 결과를 만들 수 있겠는가.

우리는 공부를 그저 ‘외우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를 위한 진짜 공부’, ‘세상을 위한 진짜 공부’는 배움을 통해 꿈을 실현하는 것이고, 남과 다른 삶을 사는 것이고, 인류가 축적해온 과거 지식에서 미래의 희망을 만드는 일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공부하려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한 가지’와 ‘훌륭한 공부의 공통점’을 실천하면 된다. 하지 말아야 할 이것이 무엇일까? ‘아는 척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만난 많은 사람이 그랬다. 대부분 사람은 모르면서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선생의 강의건, 친구와의 대화건 모르는 것이 생겨도 입을 다문다. 내가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입을 다무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상대가 알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해 생기는 문제일 것이다. 지독한 비교의식이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알 리 없으니 상대가 아는 걸 내가 좀 모르면 어떤가. 내가 아는 것을 상대가 나만큼 아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모르는 것이 창피한 일이 아니라, 모르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창피한 일이다. 그래서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잘 공부하는 방법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 공부를 잘하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태도가 이것이다. 내가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지금 당장 배우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미 공부는 성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더구나 옆에서 내게 무언가를 말하는 사람에게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을 묻고 배울 수 있다면 이보다 쉽고 빠른 공부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무언가를 듣고, 그것을 ‘외우는 것’을 공부의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된 생각이다. 21세기에 엄청나게 확장하는 지식을 이렇게만 공부해서는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놀라운 공부로 천재 같은 삶을 산 많은 사람의 공부에서 그 방법을 배우겠지만, 우선 이들이 했던 훌륭한 공부의 세 가지 공통점을 우선 알아두자.

첫째 ‘공부하는 목적’이 꿈에 연결됐다. 이들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와 같은 단기 목표가 아니라, 평생을 건 공부를 했다. 오로지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했다.

둘째 ‘진짜 자신’을 이해하고 공부했다. 공부하는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이해하는 데서 공부를 시작했다. 우리는 자주 자신도 속인다. 최근 뇌 과학 연구의 획기적인 진전 중 하나는 거울에 비친 나를 진짜 나로 착각하듯, 인간이 진화하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기 모습을 진짜 자기 모습으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건 진짜 내가 아니다.

셋째 ‘새롭고 다른’ 것을 창조하려고 공부했다. 공부한 것을 앵무새처럼 재생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다른 놀라운 것을 만들기 위해 공부했다. 그리고 이것이 본래 공부하는 목적이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