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 수는 6개월 연속 줄어드는 등 지난해 7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체를 포함한 기업도산은 1553개로 사상 최대에 달했고,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내수도 꽁꽁 얼어붙어 소득 대비 소비지출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나마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를 살리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11일 산업연구원이 국내 제조업체 675개를 대상으로 체감경기를 조사한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해 연간 매출 전망 BSI는 98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상황을 평가하는 시황 전망 BSI 역시 90으로 기준점을 넘지 못했다.
국내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연초 새해 기대감에도 불구, 꽁꽁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초까 매달 15만명 이상 늘어나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 6만5000명이나 줄었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7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불황의 상징인 기업도산은 지난해 11월까지 1533개로 사상 최대에 달했다. 이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직후보다 200개 이상 많은 숫자다.
이는 고스란히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실업자는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조선·해운업 등 기업 구조조정으로 시작된 제조업 부문 감원 바람이 금융권 희망퇴직 등으로까지 번지면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전체 실업률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한 3.7%였다. 이 역시 2010년 3.7% 이후 가장 높다.
특히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2015년 9.2%에 이어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올해 고용전망은 더 암울하다. 기업의 암울한 경기 전망이 올해 신규 채용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실업률 4.2%를 찍어 연간 실업률은 3.9%로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경기 악화, 실업자가 증가하자 내수도 덩달아 꽁꽁 얼어붙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 2015년 평균소득(437만3116원) 대비 식료품 등 소비지출(256만392원) 비율은 58.6%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3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번 돈 중에서 식료품과 집세, 공과금, 교통비, 통신비, 여행, 의료비 등 각종 명목으로 지출한 돈이 가장 적었다. 이는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의미다.
그나마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위안이다. 이날 관세청이 발표한 1월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16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늘었다.
경제성장 원동력이었던 수출이 지난 2년간 초라한 성적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그러나 이 역시 중국의 경제보복 움직임과 도널드 트럼프 미 신정부의 보호무역기조 등 험난할 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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