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출전국이 2026년부터 48개국으로 확대된다.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는 FIFA, 최대 수혜국은 중국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축구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평의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2026년 대회부터 월드컵 본선 출전국을 현재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선거 당시 내걸었던 대표적인 공약을 현실로 옮기기 시작했다.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의 의미는 따져보면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대륙별 출전권이 늘어나면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진다. 또 더 많은 지구촌 국가들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한국만 놓고 봐도 현재 아시아에 4.5장이 주어지는 출전권이 최소 7장에서 9장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변화를 꿈꾸는 FIFA의 노림수는 경제적 이득이다. FIFA는 내부 보고서를 통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의 수입을 55억 달러(약 6조6000억원)로 예상했다. 48개국으로 확대될 경우 최대 65억 달러(약 7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세계 축구의 잠재적 ‘최대 시장’인 중국의 본선 진출을 염두한 전망이다. 13억 인구가 월드컵 열기로 들썩이면 경제적 파급력은 엄청나다. 중국은 이미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기 위해 막대한 ‘차이나 머니’를 풀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출전국 확대에 따른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다. FIFA의 상술론과 함께 경기 수준의 심각한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팀과 약팀의 수준 격차가 심해질 수 있고, 또 공격 위주의 화려한 축구가 아닌 실리 축구로 전락해 축구 본연의 재미가 사라질 수 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중동의 ‘침대 축구’를 본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유럽과 남미에서는 월드컵 기간이 늘어나면서 선수 혹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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