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은 크게 4가지의 진입장벽이 있다. 첫째, 로스쿨은 4년재 대학 졸업자에게만 응시기회를 준다. 고졸이나 전문대를 졸업한 사람은 지원조차 할 수 없다. 반면에 사법시험은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로스쿨은 수 천 만원의 등록금이 든다. 서민에게 있어서 수 천 만원은 큰 돈이므로 돈 없는 서민은 로스쿨에 갈 수 없다.
반면에 사법시험은 책살 돈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다. 이것이 두 번째 진입장벽이다. 세 번째 진입장벽은 로스쿨은 사실상 나이를 제한 한다. 통계에 의하면 로스쿨은 대부분 20대만 선발하고 30대를 넘어가면 거의 뽑지를 않는다. 반면에 사법시험은 응시연령만 되면 누구든 지원할 수 있다.
마지막 로스쿨의 진입장벽은 출신대학을 차별하는 것이다. 서류전형에서 상위대학과 하위대학을 5등급으로 나누어 점수를 차등하고 있어 낮은 등급의 출신대학 지원자는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법시험은 상위대학이든 하위대학이든 상관없이, 노력과 실력이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공정한 제도이다.
우리나라처럼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혀 있는 나라에서 제도가 불투명하면 반드시 부정과 부패가 들끓게 되어 있다. 최근 모 로스쿨 교수의 양심선언에 의하면 "입시철에는 일을 못할 정도로 이른바 사회지도층 인사로부터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전화 한 통으로 당락이 결정되는 제도가 로스쿨이므로 우리나라 기득권들이 가만있을 리가 없다.
이렇게 집안배경, 즉 돈과 빽으로 로스쿨에 진학을 한 후 졸업하면 로펌입사에서도 집안배경이 반영된다고 한다. 즉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나 특권층이라면 로펌에도 쉽게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로펌에서 변호사를 채용할 때 사법시험 출신은 오로지 실력만 보고 뽑았다면 로스쿨출신은 아버지 직업 같은 집안배경을 보고 뽑는다. 왜냐하면 로스쿨은 변호사시험 석차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실력이 더 뛰어난지 알 수가 없다. 실력을 알 수 없으니 아버지 직업을 보고 뽑는 것이 로펌 입장에서 더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로펌뿐만 아니라, 이제 로스쿨로만 법조인을 선발하게 된다면 기득권들은 로스쿨을 이용해서 자녀들을 사회요직에 앉힐 것이다. 완벽하게 현대판신분사회로 접어든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대판 신분사회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법시험이 존치되는 것이다.
로스쿨은 스스로 개선을 할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로스쿨의 최대 문제점인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하여 공정하게 객관적인 시험으로 선발할 것을 제안하면, 사법시험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되어서 안 된다고 한다. 즉 계속 불공정하게 선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이게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 덩어리인 로스쿨을 올바르게 정착 시키는 길은 사법시험이 존치되어 끊임없이 로스쿨을 견제하고 서로 경쟁을 하면서 발전을 해야 로스쿨도 국민을 위해서 올바르게 정착이 될 것이고, 법조인선발제도의 올바른 정착은 오로지 국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
사법시험은 57년간 시행되어 오면서 단 한 번의 불공정 시비가 없었을 정도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운영되어 왔다. 누구든 노력과 실력만 있으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공정한 제도이다. 하지만 표만 좇는 비겁한 정치인의 로스쿨일원화 의지 때문에 사법시험이 폐지될 위기에 처해있다.
대한민국 헌법은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해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고액의 로스쿨 학비를 부담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도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통로’인 사법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경제적 능력을 이유로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권리를 차별하는 것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통로’, 이것이 바로 사법시험이 존치되어야 하는 이유다.
사법시험 존치는 비단 법조인 양성 제도의 변화가 아니라, 이는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과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며, 우리 사회가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법조계는 결코 성역이 아니다. 학벌과 재력, 그리고 집안의 배경과 상관없이 노력하는 이라면 누구나 법조인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사법시험은 반드시 존치되어야 한다. 사법시험 존치가 국민의 뜻이다.
[이종배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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