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특검 조사에 주주소송까지…삼성전자, 하만 인수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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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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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지원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삼성전자의 경영 시계가 사실상 제로(0) 상태에 빠졌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까지 정조준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10조 가까이 투자한 하만 인수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80억 달러(9조6000억원)에 매수하기로 한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의 주주들은 지난 3일 디네쉬 팔리월 CEO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와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영진이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는 삼성전자를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주주 및 임원들을 만나 향후 투자계획 등에 대해 설득해야 하지만, 특검의 출국금지 조치로 발이 묶였다.

삼성그룹 내부적으로는 이 부회장의 뇌물 혐의 특검 조사가 자칫 향후 소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애초 삼성전자는 향후 10년 내 1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자동차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하만 인수를 통해 전장 사업에서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었다.

삼성이 총수의 특검 조사로 신사업 추진에 애로를 겪는 사이 경쟁사들의 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위치한 IT 기업 CEO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등은 최근 잇달아 미국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임박하면서 대비에 나선 것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대미(對美) 사업 전략이나 올해 경영 계획 수립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중차대한 시기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예정돼 있던 내부 인사 및 조직 개편 작업도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결과가 어떻든 신속히 특검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 시작된 검찰 수사가 특검으로 이어지면서 삼성그룹의 동력은 크게 떨어졌다.  

삼성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데, 조직 개편이나 신사업 투자 등에 관한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며 "2008년에도 특검 수사를 받으며 5대 신수종사업 선정을 못해 태양광과 LED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바 있는데, 재연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외국 CEO들과 1년에 수십 차례 미팅을 하고 비즈니스를 논의를 한다"며 "특검 수사로 한국에 갇히게 돼 삼성의 글로벌 비즈니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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