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최근 2~3년새 집중적으로 공급된 경기도 신도시 아파트 물량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 1만1000가구 입주가 예정된 김포시의 경우 연초부터 매맷값과 전셋값이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7일~13일까지 주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0.00%)을 기록한 가운데, 신도시가 -0.01% 변동률을 보였다. 김포한강신도시(-0.15%)와 동탄신도시(-0.06%), 평촌신도시(-0.04%) 등이 매매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김포한강신도시의 경우 3481가구 규모의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차 입주를 앞두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0.10%)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신규단지들이 순차적으로 입주가 예정됐는데 실수요 및 투자수요의 유입은 없고 김포한강신도시 내부수요만 움직이면서 거래 가뭄으로 인한 가격 하향 압박이 심하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오는 24일 입주가 시작되는 장기동 한강센트럴자이1차 전용면적 85㎡ 입주권 매매가는 3억2000만~3억5000만원, 전셋값은 2억3000만~5000만원 안팎이다. 2개원 전에 비해 매매가는 1000만원, 전셋값은 2000만원 가량 하락한 금액이다.
운양동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9월과 10월 매기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학교부지와 입구와 인접한 전면부의 프리미엄(웃돈)은 3000만원을 호가했고 거래도 실제 이뤄졌다"면서 "그러나 정부 11·3대책 등의 영향으로 12월 들어 거래가 뚝 끊기면서 전면부는 2000만원 이내에, 뒷동은 프리미엄이 없는 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부의 전세수요 유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이 나오면서 인근 아파트 전세시장도 혼란을 겪고 있다. 운양동 쌍용예가 전용 85㎡ 전세가격은 1년새 3억원에서 2억4000만원까지 하락했으며, 장기동 한양수자인 같은 주택형 전세가격도 2억5000만원 수준으로 하향세다.
여기에 당장 상반기에 김포 마산동 '김포 반도유보라3차'와 운양동 '한신휴더테라스', 구래동 '푸르지오3차' 등이 줄줄이 입주가 예고돼 있어 매매·전셋값 동반 약세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같은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는 깡통전세와 하우스푸어 현상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운양동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강서권과 인천에서 실거주 수요가 들어와줘야 하는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매차익을 목적으로 여러 개의 물건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입주 직전에 급매물로 물건을 대량 투척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전국에서 아파트 36만5806가구가 입주를 진행하는데, 이중 경기도에 32.53% 수준인 11만9001가구가 몰려있다. 지역별로는 동탄2신도시 입주물량이 몰리는 화성시가 2만1574가구로 가장 많고, 김포시가 1만1133가구, 수원시 1만832가구, 시흥시 1만830가구 등 4개 지역이 1만 가구 이상 집들이가 예정됐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단기간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주변 부동산 시장에 전셋값 하락과 역전세난, 급매물 증가, 아파트 매맷값 하락 등을 불러온다"면서 "여기에 이달부터 잔금(집단)대출에 대한 여신심사가이드라인 적용과 디딤돌대출 DTI기준 축소, 총체적상환능력심사(DSR) 도입 등 각종 대출규제가 동시다발로 시행돼 수도권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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