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올해 세계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경계령이 내렸다. 곤두박질 쳤던 국제유가가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22개 투자은행(IB)과 경제분석기관의 올해 세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3.4%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인 3.2%를 넘어섰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돈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만이며, 세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이상으로 올라간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3년만이다.
특히 터키,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 신흥국들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터키의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8.5%나 올랐으며, 브라질 (6.3%), 러시아 (5.4%), 인도 (3.4%) 등도 높은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의 소비자물가 역시 지난 12월 기준으로 2.1%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개도국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높지는 않지만, 유로존,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물가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세계 물가 들썩이는 것은 곤두박질쳤던 국제유가에 힘입은 바가 크다.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브렌트유 가격은 74% 뛰었으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도 올해 들어 배럴당 52.7달러까지 오르면서 전년 동기 대비 66% 상승했다.
이처럼 물가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경제성장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상승률 전망이 8% 넘어선 터키의 경제성장률은 2.7%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브라질의 경우 경제상승률 전망치는 0.8%에 불과해 물가상승률 5.1%의 6분의 1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역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중간값은 2.6%로, 물가상승률 전망치 중간값 1.6%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를 선두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더욱 속도를 낼 경우 경제불황 속에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인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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