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 공백 사태 현실화... ‘뉴삼성 원년’ 물거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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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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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유진희 기자 = 시가총액 400조원의 거대 그룹 삼성의 경영 공백 사태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에게 특혜·대가성 자금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결정 여부를 16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지난 12일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이튿날 오전 7시50분쯤까지 22시간가량의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포함해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 수뇌부에 대한 일괄 사법 처리 방침도 16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들이 국정농단의 주요 피의자인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씨와 모종의 거래를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옛 삼성물산-제일모직이 합병하는 과정에 박 대통령이 도움을 줬고, 삼성이 그 대가로 최씨 측에 특혜지원을 했다고 보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삼성의 앞날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 부회장과 최 실장, 장 차장이 삼성의 의사결정을 최종 책임지는 3인방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두 구속된다면 삼성은 ‘컨트롤 타워’를 잃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최순실 사태’가 터진 이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의 활동이 제한되면서 삼성은 일상적인 업무조차 마비된 상태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 조직 개편 등 주요 행사들을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투자와 채용 등 기본적인 경영 계획도 수립하지 못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올해를 ‘뉴 삼성’의 원년으로 삼으며 야심차게 추진하던 사업들이 ‘올스톱’할 가능성도 크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는 그룹 지배 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했으나 현재는 사실상 중단했다. 세계적인 전장부품업체 ‘하만’의 인수 등 대규모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공격적으로 확대하려했던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사업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이 오랜 기간 공들여 쌓아왔던 대외적인 신뢰도도 추락하고 있다. 지난 12일 이 부회장이 특검팀에 소환되자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부회장의 소환으로 그동안 상승해온 삼성의 긍정적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도 “특검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삼성에 대한 외신의 부정적인 논조는 특검팀의 조사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더욱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관계자는 “새해를 맞았지만 삼성은 최순실 사태로 인해 지난해 11월에 멈춰 있다”며 “현 상태를 타개할 만한 마땅한 대책이 없어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대, 후진국과의 기술격차 축소,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적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국내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삼성이 흔들리면서 재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조속히 문제가 해결돼 기업들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국내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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