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인프라건설 및 인프라금융시장 진출 확대, AIIB Institute 한국 유치 등을 도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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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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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EP,『중국 주도의 신금융질서 태동과 한국의 대응방향』 연구보고서 출간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현정택)이 『중국 주도의 신금융질서 태동과 한국의 대응방향』 연구보고서를 출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부상을 서구 주도의 금융질서 내에서의 위상 강화, AIIB 설립 등 신질서 형성, 위안화 국제화의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우리 기업과 금융기관의 해외 인프라건설 및 인프라금융시장 진출 확대방안과 정부의 정책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중국은 IMF에서 지분율 상향조정을 줄기차게 요구하여 2016년 구조개혁안 발효로 3위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ADB의 독점지대였던 아시아에 AIIB를 설립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여 무역결제 비중은 2015년 말 전 세계의 2% 내외, 투자비중은 16.6%를 차지하게 되었다.

중국 주도의 금융질서가 자리 잡으려면 위안화 자유태환, 자본계정 개방, 환율 시장화 등을 계속 추진해야 하나, 중국은 추가적인 개혁·개방에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자본개방이 초래할 경제위기 전이현상, 은행권에 대한 당국의 개입이 사라질 때의 부실채권 증가와 그림자금융 만연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위안화의 절상 기대가 꺾이면서 위안화 국제화의 추동력도 약화되고 있다.

최근 출범한 중국 주도의 다자개발금융기구인 AIIB와 NDB는 적정수익률 추구, 표준화된 조달 절차, 세이프 가드 등에서 기존 MDB와 유사하다.

그러나 설립목표가 인프라 지원에 집중되어 있고, 중국 지분이 30% 정도로 절대적인 점, 위안화로 자금조달을 시도하고 대출절차가 기존 MDB에 비해서 간편한 점은 기존 MDB와 차별화된다.

AIIB는 일대일로 연선국가에 대한 교통·전력 등 인프라 투자에, NDB는 BRICS 국가의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실크로드 기금의 경우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과감한 투자를 시행함으로써 일대일로 사업의 자금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은 당분간 실크로드 기금이 주도하고 AIIB와 NDB가 보조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중국은 1997년 이래 위안화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여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 역외 위안화시장 발달 촉진, IMF의 SDR 통화바스켓 편입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다만 최근까지 중국정부가 위안화의 국제통화화를 위한 환율안정보다는 가치절하를 통한 경제성장 및 수출에의 기여를 우선시해왔다.

따라서 위안화 국제화는 환율 충격이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국제부동자금의 유출입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와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3대 측면을 종합해 보면, 중국금융의 지향 목표 및 내부 역량, AIIB의 사업 진행속도, 서구의 견제 등에 비추어 현재의 국제금융질서가 단기간에 중국 주도로 크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이 주창한 AIIB의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였듯이 신금융질서에 대한 적극적이면서도 치밀한 편승전략(bandwagon policy)이 필요하며, 여기에는 정부와 민간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한국은 중국 주도의 신금융질서가 확산될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적극적인 대응태세를 갖추는 동시에 동북아 개발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 중국계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하여 차별화된 위안화 역외허브 육성방안을 마련하고, AIIB Institute 설립과 한국 유치에도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AIIB의 출범에 따라 한국 건설기업이 인프라 건설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량 강화와 수주 확대전략 수립이 긴요하다. 기업 역량은 전문인력 양성, 해외 인력파견을 통한 현지정보 수집능력 제고 등으로 보강하고, AIIB 프로젝트 의 본 사업은 물론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의 전·후방 산업에 대한 수주 확대를 모색해야 하며, 사업 참여방식도 MDB 주도형에서 투자개발형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보증료 및 수수료 인하, MDB 조달시장 및 수주 정보 제공 등을 통하여 건설기업을 측면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민간 금융기관은 설문조사(ECA·금융기관 등 152명 대상) 결과, 영미계에 비해 금융자문·주선 능력, 딜소싱 채널 및 네트워크 구축 등 인프라금융 경쟁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에 AIIB 초기 발행채권 인수 및 협조융자를 통한 사업실적(track record) 축적, 6대 경제회랑 내 해외지점 확충 등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또한 K-ECA의 보증부 대출을 활용한 리스크 축소, 공적개발원조(ODA) 자금 활용, 건설기업·K-ECA와 동반진출을 통한 딜소싱 채널 구축 등도 필요할 것이다.

정부도 해외 금융주재관 파견, 다원화된 해외 인프라 투자기구 정비 및 특화펀드 설치 등을 통하여 금융기관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편 북한의 경우 핵문제 해결이 선행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AIIB 비회원국인 데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주도의 신질서에 합류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북한 개발과 통일비용을 염두에 둔 개발금융기구(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임호열 박사는 “중국 주도의 신금융질서는 아직 태동단계에 있으며, 중국 주도의 AIIB·NDB 등 새로운 개발금융기구 역시 주변국의 능동적인 지원 없이는 순항하기 어렵다. 최근 한국의 AIIB 가입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경도되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되고 있으나, 중국이 국제금융 주도역량 부족과 주변국의 경계로 인한 일대일로 사업 지연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한국이 인프라기업의 해외자금 조달, 신용평가, 제3국 공동 진출 등에서 중국과의 선제적인 정책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부합할 것이다" 라고 강조했다.

보고서 전문은 16일 오후부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홈페이지의 발간물 코너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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