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365] 반기문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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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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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차장 주진]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본격 행보에 나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첫 일성으로 국민대통합과 정치교체를 내세웠다.

하지만, 국민대통합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또 정치세력 교체를 위해 왜 자신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지 구체적인 비전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들 화두는 여야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기 위한 단순한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했고, 진정성 없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렸다.

'여권에 반 야권에 반' 걸쳤던 별명처럼 ‘제3지대’ 후보로 꽃가마를 타고 무혈 입성하려던 계획은 여론 비판에 의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결국 반 전 총장이 비박계의 바른정당으로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 많다.

특히 귀국 전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후견인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고, 실제 캠프에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반 전 총장에게 묻고 싶다. 지난 10년 동안 국가 재정을 거덜내서 민생을 파탄시키고, 국민들을 이리저리 갈라놓고 기득권을 마음껏 누렸던 사람들과 손잡고서 무슨 정치를 바꾸겠다는 것이냐고.

그는 자신을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했다. 한 시사평론가는 이 말을 두고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말처럼 들린다고 했다. ‘기름장어 별명답다’고도 했다.

40년 세월, 거의 평생 동안 외교관의 길을 걸어왔고, 무려 10년 동안은 해외에만 머물렀기 했기 때문에 국내 정치과 서민경제를 얼마나 체감하고 있을지 의문이다.

그는 귀국 직후 공항철도 티켓을 사면서 만원권 지폐 두 장을 한꺼번에 투입구에 집어넣는가 하면 프랑스산 생수를 사려 하자 보좌진이 급히 국산 생수로 바꿔 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고향인 충북 음성의 요양시설에 가서는 자신이 턱받이를 하고 누워있는 노인 환자에게 죽을 떠먹이는 사진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후발 주자 위치를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 때마다 정제되지 않은 언행과 무리수로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한국 나이로 74세. 고령에 정치판에 뛰어든 늦깎이 정치신인이다.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타이틀이 없었으면 유력 대선주자 자리가 가당키나 했을까?

그는 대선주자 자리를 위해 '유엔 사무총장은 퇴임 직후 어떠한 정부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는 1946년에 채택된 유엔결의안을 위반했다. 신뢰가 기본인 세계 외교무대에서 외교관 출신이 각국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것이다.

이마저도 차치해두고라도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그는 ‘외교 실종’이라고까지 비판받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외교정책과 사드 배치,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밖에도 반 전 총장 본인의 23만 달러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동생과 조카의 뇌물혐의 기소 건 등 자신과 주변 측근들의 비리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혹독한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되면 꼭꼭 싸두었던 비밀과 밑천은 다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럴듯하게 포장하려 해도 국민들은 다 안다. 국민은 현명하고, 역사는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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