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부와 규제를 맡고있는 방통위의 조직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부처는 초기 출범직후부터 이분화된 비효율적인 정책으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미래부는 2013년 IT 산업, 방송통신, 과학기술, 원자력위원회 업무를 포괄하는 공룡부처로 출범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핵심인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면서 당시 방통위의 방송통신 분야 진흥업무까지 흡수하는 등 정책의 큰 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대한 각종 의혹들과 과학기술 정책 성과 부진 등이 매년 불거져 나오면서 비판을 한 몸에 받았다. 방송통신 진흥·규제가 분리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과 주파수분배, 업종간 인수합병(M&A), 지상파재송신 등 여러 분야에서 정책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이 주도하는 토론회에서는 미래부를 해체하는 동시에 과학기술 분야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신설, 정보통신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논의했다. 규제 기능은 방통위가 전담하는 대신 미래부의 주요 기능을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로 분리, 나란히 부활시켜 이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학계에서도 현재 미래부의 과학 정책 업무와 ICT 정책 업무를 나눠 과학 분야는 별도의 부처로 독립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부를 '정보문화부(가칭)' 혹은 '디지털ICT부(가칭)'로 변경해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를 통합해 관장하는 ICT 전담부처 역할을 해야 된다는 얘기다.
방통위의 경우 공영 방송만 담당하는 '공영방송위원회(가칭)'로 변경해 방송규제만을 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영방송위의 독립성 보강 차원에서 현재 5명인 방통위 상임위원을 최대 9명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안도 제시됐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방송정보통신 수석전문위원은 "과학을 떼어낸 미래부에 방통위의 통신 규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소프트웨어(SW), 행정자치부의 전자정부·빅데이터·클라우드·스마트워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기능을 이관해 통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래부와 방통위의 조직 개편에 공감하는 한편, 단순히 과거로 회귀하는 수준의 변화는 옳지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 때마다 되풀이되는 정부 조직 개편에 따른 피로감이 업무 영속성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일본과 영국은 정무적 집단은 자주 바꾸지만 일하는 부처는 안 바꾼다"면서 "정부 조직을 5년마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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