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검색업체이자 최근 인공지능(AI) 영역 확장에 속도를 높인 바이두가 증강현실(AR)연구소(AR Lab)를 세웠다.
우언다(吳恩達) 바이두 수석 과학자가 16일 '베이징도시계획박물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바이두 AR연구소' 정식 설립을 발표했다고 펑파이뉴스가 이날 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AI·딥러닝·빅데이터 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바이두가 설립한 4번째 연구소로 AI 기술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AR 시장의 잠재력을 노린 행보로 분석됐다.
우 수석 과학자는 "AR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막대하다"며 "교육·의료·물리치료·일상생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을 도와 모두가 한층 쉽고 자연스럽게 세계를 검색하고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또, "바이두의 빅데이터 기반 AI 기술인 '바이두브레인'은 머신러닝, 음성식별, 이미지 기술 등 핵심적이고 뛰어난 기술의 집합소로 여기에 AR을 더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등 기계와 상호 작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 바이두는 음성명령을 인식해 A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바이두는 최근 자체개발한 AR 신기술인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실시간위치확인 지도구축기술)도 공개했다. 이는 컴퓨터에 인식되지 않은 곳에서 센서(카메라·레이저·관성측정장치(IMU))를 통해 자신의 형상을 만들고(위치와 방향 포함), 주변 환경 지도를 완성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술은 오는 4월 상용화되며 무인자동차, 드론, AR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전망이다.
바이두는 베이징 시즈먼(西直門)역 지하철 2호선에서 '베이징 9대 옛 성문 복원' 행사 시작도 알렸다.
시즈먼역 2호선과 13호선 환승 통로와 2호선 AR 열차 차량에 9대 성문의 100년 전 사진을 전시했다. 바이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시된 사진을 찍으면 AR기술이 가동돼 단말기를 통해 고성의 옛 모습이 재현되고 관련 역사를 소개하는 음성도 흘러나온다. 바이두는 지난 1월 1일에도 차오양먼(朝陽門) AR '복원'에 나선 바 있다.
최근 바이두는 AI 분야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지난 8일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2017 CES'에서는 자체개발 운영체제 두어(Duer)OS를 탑재한 음성명령 지원 가정용 로봇 샤오위'(小魚·리틀피쉬)를 선보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최초의 AI 셋톱박스도 내놨다. 이를 장착하면 AI 개인비서 '두미(度秘)'를 통해 리모콘 조작없이 프로그램을 찾고 시청 예약도 할 수 있다.
"인터넷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AI다"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회장은 입버릇처럼 AI 대세론을 강조하고 다닌다. 최근 열린 '2017 지커공원(極客公園)혁신대회'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리 회장은 "점점 더 많은 후발주자가 AI 분야에 뛰어들 것이며 이러한 변화에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면서 "AI는 곧 금융, 자동차, 부동산, 전자제품 등 인류사회 전반과 모든 산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