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반 전 총장은 구시대 청산에 절박한 마음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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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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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 열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묻는다'(21세기북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천만의 촛불에는 분노뿐 아니라, 우리 삶을 억압해온 비정상적이고 낡은 구조들에 대한 청산과 대개조를 바라는 마음들이 담겨 있다. 그걸 실천해내는 게 바로 정치의 과제이자 사명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64·사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묻는다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21세기북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책은 문 전 대표가 중견작가 문형렬 씨와 오랜 기간 진행한 인터뷰를 엮은 대담집으로, 삶의 이면에 대한 고백, 정치 소회, 정치역정에서의 비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단, 국가 대개조에 대한 향후 비전 등을 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리더십과 약속을 '신해행증'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를 "가슴 속에 오래도록 품어온 정신"이라며 "가르침을 믿고(信), 가르침을 이해하며(解), 가르침을 실천하고(行), 마침내 가르침을 완성한다(證)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장 평범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을 믿고, 국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리하여 국민의 행복을 실천하며, 국민의 행복을 완성하겠다는 약속"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군복무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계획을 밝혔다. 그는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는 일부 기자의 지적에 "참여정부 때 시작한 국방개혁 방안에는 18개월까지 군복무기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으며,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는 22개월까지 (복무기간을)단축했다. 그러니 이를 1년까지 줄이려는 계획은 당초의 계획 취지에 따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정당한 급여 제공 등 사병 처우 개선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에 대한 평을 해달라는 질문에는 "적폐청산과 대한민국 대개혁을 가장 절박하게 느끼는 사람이자, 가장 잘 준비된 사람"이라며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대학 입시, 사법고시에 이어 대선에서도 '재수'를 하게 됐다. 그는 이에 대해 "과거 재수 때에도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이번 재수 도전에도 잘 되리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이 묻는다'(21세기북스)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그는 지난해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혁명뿐이다"라는 말로 보수진영 등 일각에서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촛불혁명 이전에 우리나라엔 범국민적인 혁명이 두 번 있었다. 4·19혁명과 87년 6월항쟁 이 두 번의 혁명에서 국민들은 자유당 독재와 군부독재를 종식시키는 등 위대한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정치는 실패했다. 혁명의 정신을 살리지 못한 '미완의 시민혁명'으로 남게 됐다. 이 때문에 청산했어야 할 적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저 대한민국을 조금 더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나라, 나라다운 나라로 만들어달라는 소박한 요구이다"라고 '혁명'의 의미를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내각제, 대통령 4년중임제 등 개헌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백지상태에서 헌법을 처음 만드는 것이라면 개인적으로 내각제가 가장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4·19 이후 몇 달간 내각제를 운영했지만 5·16 쿠데타로 곧 끝났다. 내각제가 이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과연 우리 현실에 맞을 것인지, 대통령제보다 나은 것인지는 충분히 검증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내각제로 가려면 최소한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지역구도 해소와 재벌개혁이다. 이게 해결되지 않거나 성급하게 도입되면 내각제는 우리 현실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이게 이루어진다면 4년중임제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논란이 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입장 번복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그는 "사드는 이미 한·미 간에 배치하기로 합의했으니 '무조건 안 된다', '취소해야 한다'고는 할 수 없다"며 "정부 발표대로라도 사드의 효용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게다가 북한은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이 많은데, 굳이 남한을 상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할 일이 있을지 의문이다. 사드는 충분히 논의되지도 않았고, 검증되지도 않았다. 국회 비준 절차, 외교적 관계 등을 거쳐 합리적 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 강행 또는 전면 취소 입장이 아닌, 공론화 과정, 외교적 노력 등을 거쳐 다음 정부가 책임있게 하라는 얘기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부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민성장'을 놓고 여러 사람들이 자기들 편한 대로 해석해서 서로 모순되는 비판들을 한다. 국민성장은 경제민주화에 입각한 성장이론이다. 경제민주화는 정치·시민·절차적 민주주의가 발전되면 그 토대 위에서 완성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사상누각과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자신의 대담집에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에 대해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이라며 "지금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건 구시대 청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등 새로운 변화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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