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과거 음악과 현대 음악의 다리 역할을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현재 활동 중인 유명한 현대 음악 작곡가들은 과거 음악을 잘 이해하는 작곡가들입니다. 과거 음악들이 현대 음악에 담겨 있듯이, 과거 음악을 모르고는 현대 음악을 연주할 수 없다고 봅니다”
마르쿠스 슈텐츠(Markus Stenz·52) 서울시립교향악단 수석객원지휘자는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티에리 피셔(Thierry Fischer·60)와 함께 2017년 서울시향의 공동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게 된 슈텐츠는 정통성에 기반을 둔 선 굵은 연주로 유럽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한국에서는 두 번 정도 공연했던 경험이 있다. 특히, 서울 공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매너 있는 관람 문화에 깜짝 놀랐다. 서울시향 단원들의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헌신적인 자세도 인상적이었다”고 한국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처음 수석객원지휘자를 제안 받았을 때 서울시향에 합류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생각했다. 서울시향 측에서 앞으로 나아갈 계획과 그 방향성을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제안을 수락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슈텐츠는 오는 20일과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마르쿠스 슈텐츠 사이클 I : 낭만주의 시대의 혁명가들'로 수석객원지휘자 데뷔 무대를 갖는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100년 만에 발견된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 아시아 초연을 지휘하며, 고귀함이 짙게 드러나는 슈만 교향곡 2번을 선보일 예정이다.
슈텐츠는 “나는 견고한 래퍼토리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하는 스타일이다. 이번 슈만 교향곡 2번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조화롭게 할지 고민 중이다. 다양한 음악의 색채와 명암을 갖고 있는 곡인만큼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슈텐츠는 지난 2년간 서울시향 내부적으로 있었던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박현정 전 대표 사이의 갈등에 대한 생각도 나타냈다. 그는 “당시 일에 대해 여러 얘기가 있는 것으로 알지만 세부적인 사항은 안 보려고 했다. 내가 서울시향에 느꼈던 것에 집중했다”면서 “서울시향의 미래 발전 계획에 공감했고, 이를 통해 이 단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향은 올해 관현악 39개, 실내악 7개, 현대음악 연주인 아르스 노바 4개 등 총 50개의 공연을 진행한다. 특히, 올해는 평일 관람이 어려운 관객을 위해 주말공연을 전년 대비 10% 늘려 운영하며 보다 많은 관객들이 서울시향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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