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AR+전자결제'로 세뱃돈 주는 중국, 핀테크 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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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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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페이, 텐페이 오는 춘제 '증강현실(AR) 훙바오' 대전 펼칠 듯

  • 제3자결제서비스, P2P 대출, 인터넷 은행 등 초고속 성장

  • 낙후된 금융시스템, 터져나온 금융서비스 수요, '혁신' 분위기 등 배경

 

[그래픽=아주경제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 ‘포켓몬고’ 열풍이 불더니 중국에서는 ‘AR(증강현실) 훙바오(세뱃돈)’가 올해 춘제(春節·음력설)의 핫이슈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국에서는 춘제마다 알리페이(즈푸바오), 텐페이(차이푸퉁, 위챗페이 포함) 간의 이른바 ‘훙바오 대전’이 벌어진다. 텐센트 QQ는 11일 올해 AR기술과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접목한 ‘AR 훙바오’를 쏟아내겠다고 선언했다. 개인이 개인에게 보낸 훙바오는 물론 기업, 스타 등이 제공하는 상품권, 할인쿠폰 등을 담은 훙바오를 특정위치에서 찾도록 하는 이벤트를 벌이겠다는 것. ‘꽝’도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알리바바도 지난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행사에 티몰 마스코트 고양이를 찾으면 사은품 등을 주는 AR 게임을 선보인바 있다. 올 춘제에도 'AR 훙바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최대 검색업체 바이두가 인터넷 은행 시장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중에서는 가장 늦은 행보다. 바이두는 지난해 중신은행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해 바이신(百信) 은행을 설립하기로 했고 지난 5일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의 승인을 받았다. 텐센트(위뱅크)와 알리바바(마이뱅크)에 비해 사업 확장의 폭이 크지 않았던 바이두는 지난해부터 ‘핀테크’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심지어, 검색, 인공지능(AI)의 잇는 바이두의 다음 공략지가 ‘온라인 금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알리바바 금융 관계사이자 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파이낸셜(마이진푸)은 머신러닝(자신의 동작을 스스로 개선하는 슈퍼컴 능력)과 딥러닝(컴퓨터가 데이터 학습이 가능하도록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머신러닝 기술) 등 AI 기술 응용에 주목하고 온라인 소액대출, 보험, 스마트 투자컨설팅, 고객서비스 등에 이를 활용하고 있다. 마이뱅크의 화베이(가상신용카드)와 소액대출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활용, 허위거래 비율을 10배 가까이 줄였다. 알리페이도 딥러닝 OCR(광학문자인식) 기반 인증시스템을 갖추고 승인 시간을 하루에서 1초로 줄였다.

최근 중국 핀테크(금융+기술) 시장의 현황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동시에 금융업계의 대(大)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가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가질 수 있게 된 보물, 현재 중국의 핀테크가 그렇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컨설팅업체 KPMG가 공개한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 순위에서 중국 기업 5곳이 10위권에 진입했다. 1위는 알리바바의 금융 관계사인 앤트파이낸셜이 차지했다. 제3자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는 물론 소액대출, 재테크, 인터넷 은행, 신용평가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외에 쇼핑대금 소액대출업체인 취뎬(趣店)이 2위, 중국 핑안보험이 설립한 중국 최대 온라인 P2P 대출업체 루팩스, '싼마'(三馬 알리바바 마윈·텐센트 마화텅·핑안보험 마밍저)가 설립한 중국 최초 온라인 보험사 중안보험이 4위와 5위에 올랐다.

◇ 알리바바, 텐센트가 장악한 결제시장, 진출기업 늘어

 

[알리페이와 텐페이]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한국 관광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잡으면서 중국의 제3자 결제서비스의 파도는 바다 건너 우리나라까지 밀려왔다. 명동 곳곳에 알리페이 광고가 붙었고 한국에만 3만2000개의 알리페이 가맹점이 있다. 이는 신용카드보다 '알리페이'가 익숙한 중국 관광객의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자 알리페이 국제화 전략 추진에 따른 결과다.

앞서, 언급한 대로 AR, LBS 등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훙바오가 등장할 정도로 중국 온라인 결제 시장은 태동기를 지나 성숙의 단계로 접어든 분위기다. 계좌이체, 카드거래 등이 전국으로 완전히 퍼지기도 전에 등장한 제3자결제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중국 제3자결제서비스 시장은 31조2000억 위안(5335조8200억원)에 육박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으로 이 중 대부분은 모바일을 통해 결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중국 모바일 결제규모는 4조1000억 달러(약 4774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6% 급증했다.

이에 따라 소위 ‘페이’를 내놓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과 애플, 구글(안드로이드 페이) 등이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제조업체 화웨이와 샤오미도 중국 최대 신용카드업체 유니온페이와 손을 잡고 화웨이페이, 미페이를 내놨다. 중국 국유은행인 공상은행과 농업은행도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고 중국 2위 건설은행도 지난해 11월 드래곤페이를 출시했다. 안면인식 기술은 물론 ‘공산당원비 납부’ 기능까지 갖췄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근거리무선통신(NFC) 태그 방식을 사용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인프라 확충이 필요할 뿐 아니라 알리페이, 텐페이에 비해 편의성이 떨어지는데다 이는 중국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선' 결제 방식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페이 시장의 주도권은 알리페이(점유율 50.4%)와 텐페이(38.1%)가 잡고 있다. 변화가 있다면 알리페이의 압도적 우세에서 텐페이가 이를 바짝 추격하는 구도가 됐다는 점이다. 텐페이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연동한 위챗페이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유니온페이의 모바일 결제시장 점유율은 1.1%에 그친다.

이에 유니온페이가 오히려 이들의 방식을 따르기로 해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유니온페이는 ‘QR코드 결제표준’을 도입하고 QR코드 결제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QR코드는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바일 결제 방식으로 지난 2015년 기준 중국 내 결제액은 9조 위안(약 1540조4400억원)에 달했다.

◇ 거래량 2조 위안 넘은 P2P 대출, 불안한 성장

 

[사진=아주경제 DB]


온라인 결제서비스 다음으로 자주 거론되는 중국 대표 핀테크 분야는 바로 P2P(개인 대 개인) 소액대출 서비스다. 최근 후룬연구원이 공개한 ‘2017 중국 신(新)금융 50대 기업’에 P2P 기업이 11곳이나 이름을 올린 것도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 개인의 대출 수요와 투자처가 필요한 투자자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중국 P2P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P2P 거래액은 2조638억 위안에 육박하며 사상 처음으로 2조 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110% 급증한 수준이다.

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최근 당국이 부실기업 퇴출 등 단속 역량을 키우는 분위기다. 은감회는 지난해 8월 개인의 P2P 대출을 100만 위안으로 제한했다. 한 업체당 받을 수 있는 대출도 20만 위안으로 선을 그었다. 부실기업 퇴출에도 속도를 올려 지난해 정상영업을 하는 P2P 플랫폼은 전년 대비 1000곳이 줄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도 P2P 대출 시장의 가파른 상승세를 꺾지 못했고 여전히 리스크는 큰 상태다.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지난해 발표한 규정 준수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에 조사팀을 파견했다. 이 과정에서 위법, 부실 기업의 퇴출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 중국 핀테크 강국 도약, '없어서' 가능했다.

중국은 어떻게 핀테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을까. KPMG는 보고서를 통해 광활한 시장과 빠르게 늘어난 수요, 이를 감당하지 못한 낙후된 금융시스템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만중혁신, 대중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도 긍정적이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경제 성장에 따라 금융서비스 수요는 급증하는데 중국 금융시스템이 이를 수용하기에 역부족이었다는 점이다. 글로벌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통계에 따르면 아직까지도 통장 계좌가 없는 인구가 아시아에 8억7600만명이다. 이는 이 지역 전체 인구의 59%에 육박한다. 그런데 아시아 인터넷 사용인구는 세계 네티즌의 절반이다.

중국의 상황도 비슷했다고 보면 된다. 기존의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 기업의 금융수요는 폭발했고 인터넷이 등장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기존의 금융기관은 국유기업이나 대형 민영기업에만 서비스를 제공했고 다수의 중소기업, 개인고객은 감당하지 못했다”며 “이에 밀려나온 수요를 P2P 시장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모호한 규정’이 신흥산업 핀테크의 부담없는 성장을 지원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KPMG는 미국은 관련 법이 없는 일을 행했다면 바로 새로운 법규를 마련해 법에 따라 처리하지만 중국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만약, 관련 법이 없는데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일을 누군가가 했다면 기존의 법으로 모호하게 이를 처리하고 이후 상황을 봐서 관리한다는 것이다. 즉, 결과만 좋으면 중국 당국의 대처는 충분히 ‘우호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잠재력이 큰 데다 빠르게 시장이 커지면서 대대적인 투자도 이어졌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컨설팅업체 엑센츄어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아시아 핀테크 기업의 투자 유치액은 96억 달러로 실리콘밸리로 대변되는 북미지역 46억 달러의 두 배를 웃돌았다. 96억 달러 중 90% 이상이 중국 기업에 투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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