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만장굴·김녕굴서 멸종위기 '붉은박쥐' 발견

2008년 첫 확인 후 서식지 확장한 것으로 추정

▲붉은박쥐 

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제주 만장굴과 김녕굴에서 멸종위기 ‘붉은박쥐’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홍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종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관심대상인 붉은박쥐가 세계자연유산인 만장굴과 김녕굴에 서식중인 것으로 모니터링 결과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천연기념물 제452호로 지정된 붉은 박쥐는 지난 2008년 만장굴 비공개구간에서 첫 확인됐다. 이후 해마다 만장굴에서 겨울을 나고 있으며, 김녕굴에서도 지난해부터 붉은박쥐 1개체가 서식중인 것으로 확인돼 붉은박쥐가 만장굴과 인접해 있는 김녕굴로 서식지를 확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만장굴과 김녕굴은 동굴 입구가 여러 곳이고, 겨울철에 10℃ 내외의 온도와 95%이상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붉은박쥐를 비롯해 관박쥐나 긴날개박쥐 등이 동면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편 붉은박쥐는 애기박쥐과에 속하며 몸길이는 4~6cm로 진한 오렌지색 몸통에 날개부분이 검은색을 띠고 있어 ‘황금박쥐’ 또는 ‘오렌지윗수염박쥐’라고 불린다.

최근 암수의 성별이 불균형한데다 환경오염이나 개발에 따른 생태계 파괴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적인 희귀종이다. 여름에는 풀숲에서 지내며, 겨울에는 습기가 높고 따뜻한 동굴의 항온대에 1~2마리씩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