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제재 해제 1년…국내 은행들 현지 진출 '지지부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1-18 18: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이란 경제제재가 해제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진출 성과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제재가 해제되면서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요란스럽게 준비를 해왔지만, 검증되지 않은 이란 금융시장을 공략하기엔 아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이란 중앙은행과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협상을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다소 늦어져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수은은 이란 경제제재 시기에도 계속 주재원을 두고 시장을 점검해 왔다. 지난해에는 한국 기업의 이란 진출을 위한 금융 패키지(총 150억달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란은 과거 경제제재 이전에 한국의 6대 수주 대상국이었다. 지난해 경제제재 빗장이 풀린 이후 자본부족 사태를 겪은 이란에 진출하는 것이 은행권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부각됐다. 높은 경제성장률로 향후 소매영업 또한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공기업인 수은을 제외하면 이란 진출 성과가 가시적인 국내 은행은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현지에 사무소를 개설했지만 아직 시장 조사 단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란의 경우 선점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경제제재 해제가 완전히 자유로운 수준은 아니어서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여전히 미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KEB하나은행과 함께 유로화 대체결제 시스템을 시행하게 된 것도 사실상 수요가 없어 방치된 상태다. 또 몇몇 은행들은 실질적인 수익이 나는 동남아 시장의 역량을 강화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설명한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아직 이란 진출과 관련해 논의된 바가 없다"며 "미국 등 국제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인 만큼 리스크를 미리 안을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관 논의는 꾸준히 이뤄지는 모양새다. 과거 조흥은행이 사무소 형태로 멕시코에 계속 발을 들여, 결국 신한은행과 통합 후 법인 설립 라이선스를 얻게 된 사례를 되새기기도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은행·보험 등의 협회 중심으로 이란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금융공기업과 회의를 열고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