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비서관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면 보고 외에 대통령과 차명 휴대전화로 연락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이 업무용·차명 휴대전화를 본인이 휴대하는지 수행 비서에게 맡기는지를 묻는 말에 "잘 모르겠다"며 "행사라든가 업무 때는 꺼놓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 취임 후엔 직접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정 전 비서관을 꼭 통했다고 한다'는 언급에 "저하고 연락한 건 제가 잘 알고, 두 분 사이 연락은 제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 정치의 좀 아픈 부분인데, 옛날부터 도감청 논란이 많았다"며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런 부분이 도청 위험성이 있을 수 있어 저희 이름으로 사용된 걸 휴대전화를 통해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비서관은 또 김영재 원장의 존재를 알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기 때문에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좀 관련이 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었다"며 "김 원장이 성형외과 의사인데 대통령이 여성이고 독신이시라 특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모시는 분의 사적인 부분에 대해 알려고 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순실씨의 단골병원으로 알려진 성형외과의 원장으로 박 대통령에게 '비선진료'를 하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이날 오전에 출석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업체로 최순실 씨 측 더블루K 파트너사인 스위스의 '누슬리'를 처음 언급한 건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증언했다.
차은택씨의 외삼촌인 김 전 수석은 최씨의 입김으로 2014년 12월 청와대에 입성했다고 의심받는 인물이다.
김 전 수석은 특히 "박 대통령이 업무용 전화를 통해 '더블루K 대표를 만나 사업계획이나 방안을 확인해보라'고 지시했고 이에 조성민 대표를 만나 식사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당시 대통령이 김연아 선수처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위선양할 인재 육성에 관심이 많았다"며 "더블루K라는 회사가 스포츠 인재 육성에 좋은 마케팅이 있다고 하니 이를 들어보라는 차원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더블루K와 K스포츠재단에 최 씨가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했다. 특히 문화체육 분야가 본인이 속한 교육문화수석실 소관은 분명하지만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서는 들은 것도 아는 것도 없다는 주장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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