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달러 강세는 3월이면 꺾일 것이다.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2일 아주경제와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새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해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우리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는 23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르기 전부터 달러 강세는 심화돼왔다.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강조했던 재정 확장, 인프라 투자 확대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금리 인상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다른 어떤 정책보다 보호무역 강화에 집중할 공산이 크다. 이는 다시 달러 약세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트럼프는 중국처럼 미국에서 돈을 많이 벌어가는 무역흑자국을 상대로 환율조작에 대한 패널티를 줄 것"이라며 "이런 면에서 보면 그가 강달러보다 약달러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국 위안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나오는 4월을 기점으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6.9위안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재정 부실을 얼마나 무릅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조용준 센터장은 "현재 미 재정 적자 규모를 고려하면 트럼프가 강력한 재정 정책을 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의회 역시 재정 적자를 우려해 정부에 큰 예산을 주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 경기부양이 이어진다고 보면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 자산 이동)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확대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증시에는 유리한 면이 많아 보인다.
조용준 센터장은 "주식시장은 좋게 보고 있다"며 "트럼프도 트럼프지만 이미 이뤄진 구조조정 효과로 국내 기업 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115조원으로, 1년 전보다 11~15%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인프라 투자 의지를 드러내 온 만큼 국내에서는 철강과 화학, 정유, 기계, 조선, 제조업을 중심으로 전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조용준 센터장은 "현대차가 최근 미국에 3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이는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유리한 일"이라며 "이런 것 역시 보호무역주의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 기업도 매출 가운데 4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이다"며 "미국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강력한 보호무역을 펼치는 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게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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