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2일 아주경제와 만나 "확대재정과 달러 강세는 이율배반적"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새해에는 미국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달러가 강세, 원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달러 강세가 되면 결국 미 무역적자는 확대된다. 미국 입장에서는 수입이 늘고,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 재정확대로 우리나라 수출이 늘더라도, 큰 재미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는 "우리나라는 현재 대미무역 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으로, 미 무역촉진법(BHC법) 적용을 받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높이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다시 협상하도록 요구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미무역 흑자를 줄이려면 미국으로부터 더 사줄 수밖에 없다.
김정식 교수는 "이번에 미국에서 달걀을 들여온 것처럼 일부 품목 수입물량을 늘리거나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셰일가스 수입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대미무역 흑자를 200억 달러 미만으로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큰 틀에서는 상호주의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
김정식 교수는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이 우리로부터 돈을 가져가고, 한국은 상품시장에서만 번다"며 "현재 두 나라는 상호주의원칙에 맞게 무역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산 무기 수입까지 고려하면 한국이 반드시 미국으로부터 돈을 더 번다고 볼 수 없다"며 "미 보호무역 시도에 상호주의원칙을 내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1150원에서 1350원까지 큰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전망에는 국내 정치 불안도 한몫하고 있다. 장기화되고 있는 대통령 탄핵 국면은 우리나라에서 자본 유출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김정식 교수는 "중국 위안화 환율은 올해 달러당 7.3위안까지 오를 것"이라며 "일본 엔화가치도 아베노믹스에 따라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1대 1로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parity)' 또는 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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