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용병 행장은 1984년 신한은행으로 금융업에 입문했고, 2015년 3월까지 약 2년 동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맡았다.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던 인물이 신한금융그룹 수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그룹은 라이벌 금융그룹과 금투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돼 있다. 최대 경쟁자인 KB금융그룹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증권업 순위를 빅5로 끌어올렸다. KB자산운용이 해마다 덩치를 키우고 있는 것도 위협적이다.
신한금융그룹이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만 보면 아직 업계 최상위권과 거리가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외형 확대를 위해 다른 증권사 인수를 신한금융그룹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3조원대 자기자본을 갖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반면 KB금융그룹은 새로 인수한 현대증권을 KB투자증권과 합병해 KB증권을 출범시켰다. 단번에 자기자본 4조원대 대형사를 손에 쥐게 됐다.
KB국민은행이 적극 지원해 온 KB자산운용도 업계에서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KB자산운용은 2015년 채권혼합형펀드 돌풍을 일으켰고, 이듬해에는 대체투자시장까지 보폭을 넓혔다.
이처럼 신한금융그룹이 증권가에서도 KB금융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가운데, 신한금융투자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CEO 거취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먼저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신한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개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은행 부행장을 거친 계열사 CEO가 신한은행장 후보 1순위로 꼽혀왔다. 마침 민정기 사장은 올해 3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조용병 행장은 1957년생으로 한동우 현 회장보다 10년 가까이 젊다. 대대적인 사장단 교체 가능성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도 세대교체 차원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새 수장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최근 두 회사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KB자산운용과 자산이나 자본 크기에서 비슷하다. 이에 비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2016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약 155억원으로 KB자산운용(약 600억원)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신한금융투자가 같은 기간 거둔 영업이익은 1057억원이다. 전년 대비 약 5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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