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구속됐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25기)는 21일 오전 3시 48분께 조 장관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을 각각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위증(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며 대선,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야당 후보를 지지했거나 현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정부 지원 배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청와대 정무수석 자리에 있던 조 장관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해 9월 문체부 장관에 취임한 뒤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도 이를 묵인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특검은 청와대와 문체부가 블랙리스트 등을 통해 문화·예술 분야에 간여한 것은 사상·표현·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반헌법적 중대 범죄로 규정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경영 2선으로 물러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도 블랙리스트를 토대로 한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블랙리스트에는 고은 시인, 소설가 한강, 영화배우 송강호·하지원, 영화감독 박찬욱 등 문화·예술인 9473명의 이름이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2월 초로 예상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에서 뇌물수수 의혹과는 별도로 블랙리스트 운영 지시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