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야권의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가 22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지사는 이날 대학로 소재 소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0년 후를 내다볼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세상을 바꿀 젊은 리더십인 안희정과 함께 바꾸자”고 역설했다.
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김대중·노무현의 길을 따를 민주당의 적자임을 강조하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야권 선명성 경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헌법의 의회중심제적 요소를 존중해 국회의 과반수를 차지한 다수당에 총리지명권을 주겠다"면서 "안보외교가 특정 정파의 이익이 되는 일이 없도록 외교·안보가 내치에 이용되는 시대를 종식하겠다"고 개혁적인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서도 "뭐가 외교안보상 이익인가가 중요하다. '찬성은 미국편, 반대는 중국편' 이런 논리로 가면 '폭망'한다"며 "저는 다음 정부를 이끌 대통령 후보로 무겁게 처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에 대해선 "특별히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지 안고 지난 6명의 대통령이 펼친 정책을 이어가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이를 요약한 개방형 통상국가 전략, 혁신형 경제모델, 공정한 민주주의 시장질서를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안 지사는 복지정책은 3가지로 집약돼야 한다면서 △세금 이용한 시혜적 정치 배제 △공정한 출발선 보장 △차별이 없는 나라 등을 대표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며 “시혜적 정치와 포퓰리즘은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정한 출발선 원칙에도 순서가 있을 것”이라며 노동, 아동, 장애인, 여성 등 난파선에서 구명보트를 타는 순서를 예시로 들었다. 그러면서 “지역이나 학연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이날 정장이 아닌 폴라티 차림으로 행사장에 나와 '젊음'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리에는 랩톱 컴퓨터 3대를 설치해 인터넷 중계를 시청하는 3천여명과도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점심도 '88만원 세대'의 상징으로 알려진 '컵밥'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그동안 안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같은 뿌리를 둔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비판을 삼갔지만, 이날은 작심한 듯 문 전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그동안 말이 어눌했다. 제 말문이 트이지 않은 이유는 문 전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라며 "때릴(공격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문 전 후보 얘기를 안하니 '차차기에 도전하는 거냐'는 말이 나와 얘기를 잘 못하겠더라"라고 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안 지사의 출마 선언에 대해 "우리는 '원 팀(One Team)! 언제나 동지"라며 "멋진 경선을 기대한다"고 SNS에 올린 글에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안 지사님의 출마선언을 환영한다"며 "후보가 누구든, 우리는 이긴다"고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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