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빨간불'…사실상 마이너스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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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2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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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퇴직연금이 지난 7년간 3~4%의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시행 11년 만에 퇴직연금 적립금이 130조원대로 8000배 가까이 불어났지만,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형) 기준으로 볼 때 지난 7년간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의 경우 3~4% 수준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7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4.67%였다. 대신증권(4.52%), 옛 미래에셋증권(4.49%), 미래에셋대우(4.45%), 신한금융투자(4.39%), 유안타증권(4.35%) 등의 순이었다. 산업은행은 2.96%로 3%를 밑돌았다.

메트라이프(3.00%), 경남은행(3.18%), 기업은행(3.19%), 광주은행(3.27%), 신한생명(3.35%), 국민은행(3.39%), 농협은행(3.40%) 등도 3%대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0년 3.0%, 2011년 4.0%, 2012년 2.2%, 2013년 1.3%, 2014년 1.3%, 2015년 0.7% 등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7년간 수익률이 3~4%에 그친다는 것은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셈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로 대부분 자금이 정기예금 등의 안전자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은행들보다는 수익률이 높았다.

원리금비보장형은 교보생명의 7년 수익률이 11.89%로 가장 높았다. 삼성화재 8.73%, 미래에셋생명 8.44%, 미래에셋대우 8.15%, 옛 미래에셋증권 8.04%, 국민은행 8.00%였다. 신한생명(3.36%),하나금융투자(3.37%), 수협은행(3.88%) 등은 4%를 밑돌았다.

제도 시행과 함께 노후 소득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란 높은 기대와 달리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시중 은행들의 1년짜리 정기예금이 1%대인 시대에 기대치를 충족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 중 90% 이상을 차지하는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줄이고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수익률 확보대책이 미흡해 저위험·저수익 투자 관행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대안의 하나로 '디폴트옵션' 방식이 제시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특별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운용회사가 가입자 성향에 맞는 적당한 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다. 안전자산에만 돈을 묶어두기보다 주식이나 대체투자상품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 도입보다는 우선 소비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만드는 게 먼저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고객의 수요에 맞게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그에 맞춰 투자운용의 다양성을 꾀하라는 주장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려면 위험도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투자 패턴의 변화를 추진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사적연금도 중요하지만, 공적연금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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