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토탈 대상공장 전경[사진=한화토탈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한화종합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체들이 인수합병(M&A) 등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의 기초 재료로 사용되는 파라자일렌(PX)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JAC는 SK종합화학, SK가스 등 SK컨소시엄과 해외 기업들이 지난 2011년 세운 석유화학기업이다. 이후 2014년 주롱섬 석유화학단지 내 PX 60만t, 벤젠 45만t, 액화석유가스(LPG) 28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준공했으나 유가 폭락 등의 악재로 PX 수익성이 떨어지자 4개월여 만에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한화종합화학과 롯데케미칼이 PX 관련 사업 확대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JAC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국내 정유·화학 업계의 PX 생산능력은 SK이노베이션이 260만t으로 가장 많다. 이어 에쓰오일과 한화토탈이 각각 180만t, 170만t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케미칼의 PX 생산능력은 80만t으로 국내 업체 중 6위에 머물고 있다. 또 한화종합화학은 PX가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의 원료로 쓰이는 만큼 원료 확보를 통한 사업구조 및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JAC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종합화학 관계자는 "그동안 PTA 단일제품을 생산하는 데 주력해왔으나 JAC 인수를 통해 편향된 사업 구조에서 탈피,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한화토탈이 PX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한화토탈은 올 상반기 중 충남 대산에 위치한 PX공장 정기보수를 통해 생산 캐파를 16만~20만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럴경우 한화토탈의 전체 PX 생산캐파는 종전 170만t에서 186만~190만t으로 늘어 에쓰오일을 앞지르게 된다.
이처럼 석유화학업체들이 PX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PX 시황이 개선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PX 스프레드(원료와 제품가격의 차이)는 2015년 평균 t당 353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395달러를 기록하며 400달러 선에 근접했다. 특히 지난해 7~8월에는 t당 430달러에 육박하며 2014년 7~8월(t당 455달러)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달 현재 스프레드는 362달러를 기록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시황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PX 스프레드가 무난한 정도로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14년부터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생산투자가 둔화된 상태이지만 PX 시황이 더 좋아질 경우 관련 투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업체들이 PX 생산량을 늘려 국내 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대해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생산량 증설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데다 경쟁력 등을 단기간에 높이기 쉽지 않아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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