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22일(현지시간) 사우디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유가 상승을 위한 원유 감산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산 이행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서 헤지펀드들의 유가 상승 베팅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OPEC 13개국과 비-OPEC 11개국 산유국들이 작년 말 감산 합의에 이른 이후 지금까지 일일 150만 배럴을 감산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은 총 약 180만 배럴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빠른 속도로 감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22일 감산 합의국 일부(사우디, 카타르, 베네수엘라, 쿠웨이트, 알제리, 오만, 러시아)는 감산 이행을 위한 감시 위원회를 두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 감산 이행에 대한 의구심 속에서 국제유가가 정체되자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산유국들은 22일 감산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원유 장관은 이미 약속한 감산분 중 절반을 줄였고 내달 안에 나머지 약속분도 줄여나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팔리 장관은 사우디가 약속한 것보다 더 많이 생산을 줄여 이제 일일 산유량을 1,000만배럴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산유국들의 적극적인 이행 방침이 확인되면서 국제 유가가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베팅도 증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에 대한 롱포지션이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를 인용하여 WTI 순롱포지션이 1월 17일까지 한 주간 14%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기간 동안 WTI 가격은 배럴당 52.48달러로 3.3% 상승했다.
뉴욕 소재 씨티 선물의 팀 에반스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머니매니저들이 원유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이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감산 약속을 지킬 것이란 확신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국의 셰일유 시추공(리그) 가동 대수가 증가세에 있고 원유 생산업체들의 가격 하락에 대비한 숏포지션이 2007년 이후 최대를 가리켰다고 덧붙였다.
한편 팔리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OPEC으로부터의 에너지 자립 정책에 의연하게 대응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6개 국정기조 발표를 통해 에너지 자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셰일유와 원유, 천연가스를 적극 생산하여 미국인의 에너지 비용을 낮추고 에너지 수입을 줄인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팔리 장관은 “사우디는 에너지 부문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하고 건설적으로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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