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불확실성에 코스피 갈팡질팡

아주경제 김은경 기자= 코스피가 '트럼프발 불확실성' 탓에 한동안 갈팡질팡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나, 그가 내놓았던 공약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을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관망장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보합권인 0.10% 상승한 2067.62로 출발했다가, 0.02% 오른 2065.99로 마감해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한때 2058.91(-0.3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투자자가 좀처럼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3조6628억원에 그쳤다. 이에 비해 올해 들어 20일까지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1000억원에 맞먹었다.

트럼프는 20일 취임 연설에서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6가지 국정과제를 밝혔다. 과제별로 보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통한 보호무역 강화, 일자리 창출 및 4% 성장률 복귀, 에너지비용 절감, 미국 이해관계와 국가보안에 초점을 둔 외교정책, 국방력 강화, 불법이민자 추방이 언급됐다.

그러나 취임사에는 알맹이가 없었다. 트럼프는 1조 달러를 풀어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해왔지만,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증시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미 뉴욕 증시가 현지시간 20일 상승 마감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연설 이후 오름폭이 되레 줄어들었다.

트럼프 랠리가 끝나고 조정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사나 6대 국정과제를 보면 여전히 인프라를 언급한 부분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인프라 투자는 미 정부 부채와도 연결돼 있어 지연되거나 불발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을 이끌었던 기대심리가 약해지면서 트럼프 랠리도 잠시 쉬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부양책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투자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도 덩달아 방향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증시 거래대금이 줄고 있고, 펀드에서도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새해 들어 20일까지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57조3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7% 감소했다. 2016년 11월 20조원을 소폭 웃돌았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최근 19조원대로 떨어졌다. 설 연휴를 앞두고 조정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김대준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미 정치 상황을 더 지켜보다가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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