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일본군 위안부·난징 대학살 등을 부정하는 역사 왜곡 책자를 비치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일본 유명 호텔 체인 APA 호텔이 문제의 책자를 철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호텔 이용 금지령을 내리는 등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APA 호텔 측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민간 기업의 활동을 개별적으로 비판하는 데 의문이 생기지만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겠다"며 "기존 대응을 바꾸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객실 비치용 책자들을 사실상 철거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책자는 이 호텔 최고경영자인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가 저술한 것으로, 일본군 위안부와 난징 대학살 등의 존재 사실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텔 투숙객이 관련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잇따라 문제제기를 한 데 이어 호텔 측도 철회 불가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관광 분야를 관할하는 중국 국가여유국 측은 앞서 24일 장리중(張利忠) 대변인을 통해 'APA 호텔 이용 금지령'을 내렸다.
장 대변인은 "호텔 측에 책자 철거를 요청했으나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런 태도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또 "중국 내 모든 여행사에 해당 호텔 상품 판매 및 홍보 중단, 광고에서 호텔명 삭제 등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서도 "중국은 일본 측과 원만한 교류를 원하고 있지만 역사 왜곡으로 중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한 도발 행위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정부가 자국 기업이나 관광객에게 타국의 특정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을 강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외국과 언론의 노골적인 간섭 행위에 대한 일본 측의 강한 반발도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APA 호텔은 일본 전역에 413개의 지점과 7만 여개의 객실을 소유하고 있는 대형 호텔이다. 유리한 접근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자국민뿐만 아니라 한국·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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