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명보 30일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 27일 저녁 공식 웨이보에 “녠예판(年夜飯)'은 잘 먹었나요? 성대하게 먹었겠죠? 하지만 여러분들은 알고 있나요? 전 세계에 아직도 8억명의 인구가 배고픔에 굶주리고 있다는 것을.”이라는 글과 함께 기아로 굶주리는 어린 아이 사진도 한 장 올렸다.
녠예판은 중국에서 온 가족이 모여 섣달 그믐날 먹는 만찬이다. 원래는 가정에 모여 만두를 빚어 먹으며 밤을 새는 것이 전통적인 풍속이었는데 요새는 식당에 가서 녠예판을 주문해 먹는다. 춘제 연휴를 앞두고 각 식당마다 내놓은 녠예판 가격은 적게는 수백위안에서 많게는 수천위안에 달하는 데 예약 주문이 폭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어 다음 날인 춘제 당일인 28일에 유엔은 웨이보에 또 하나의 글을 올렸다. "설날 폭죽놀이를 할 때, 여러분들에게 또 다른 세계를 보여드립니다"는 글과 함께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관련 동영상을 같이 올린 것이다. 중국에서 춘제 그믐날 폭죽을 터뜨리는 것은 잡귀를 쫓는다는 의미가 있다.
해당 웨이보에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댓글이 순식간에 수만개가 달렸으며, 현재 논란이 된 글은 유엔 측이 삭제한 상태라고 매체는 전했다.
장이우 베이징대 교수는 “유엔은 전 세계 기아와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인구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보여달라는 의도로 웨이보에 이러한 내용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하지만 중국인의 민족 명절인 춘제 연휴에 기아에 굶주린 참혹한 어린 아이의 사진을 녠예판과 같이 올린 것은 사실 중국인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인의 미풍양속을 폄하, 무시했다는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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