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어차피 대기업에 질테니"... 최동규 특허청장식 中企 특허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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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3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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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끝이 석연치 않았다.

지난 24일 최동규 특허청장은 기존 정부 업무계획 보고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진행해 시작은 신선했다. 통상적으로 기관장이 준비된 자료집을 읽어나가는 수준이 아닌 자신의 소신과 의견을 가감 없이 밝힌 것.

실제 최 청장은 이날 "가장 싫어하는 것이 내가 할 말을 남들이 써오는 것이다. 사무관 때도 국장 때도 그랬다. 내가 발표할 것을 남들이 써오는 것은 제 생각이 아니다. 그분들 또한 싫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질의응답 때의 최 청장의 설명은 당혹스러웠다. 우선 중소기업 특허 등록률이 취약한 것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최 청장의 답은 "중소기업의 특허 등록을 무차별하게 쉽게 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아이디어가 무효로 되지 않도록 지도를 통해 대기업과 맞붙어 이길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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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대기업을 피하는 법부터 알려주겠다"면서 "어차피 중소기업이 해봤자 당하니까 피해가야 한다. 빈틈을 노려서 가라. 아니면 더 나은 것을 만들어라"고 강조했다. 특허 진입장벽이 높으니 시도해봤자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안 된다는 생각이다.

특허청이 사전에 배포한 자료의 첫 페이지에 적힌 '소통과 협력으로 신뢰받는 심사·심판 서비스를 제공'과 '지식재산 보호를 강화해 기업 혁신을 지원한다'는 문구가 갑자기 우스워 보였다.

더구나 특허청 올해 목표에 대한 질문에 최 청장은 "평가가 나빠지는 한이 있어도 무리한 목표를 잡지 않는다. 쉬운 목표를 달성해도 말이 많고 어려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땐 뒷말까지 무성하다. 제 스타일이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목표 없이 발표한 대책이 얼마나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 최 청장이 신년사를 통해 "우리 중소·중견 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대기업을 이기기는커녕 피해 가는 법부터 지도하겠다니 정확한 현상을 직시하는 자세가 더 필요한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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