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어라.”
2월 정국의 막이 올랐다. 조기 대통령 선거에서 2월 정국은 기존 판을 흔드는 분기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부터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 빅텐트, ‘정권교체냐, 정치교체냐’의 프레임 전쟁을 둘러싼 이합집산이 2월 정국의 대선발(發) 정계개편의 시작과 끝이 될 전망이다.
◆文 ‘공동정부론’ vs 潘 ‘개헌론’ 충돌
31일 여야와 정치전문가에 따르면 2월 정국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다. 이날 박한철 헌재 소장의 퇴임으로 재판관 9인 체제에서 8인 체제로 변경한 헌재는 오는 9일 12차 변론을 끝내고 1∼2주 평의(재판관 회의)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2월 정계개편의 키는 22일이다. 이른바 ‘투투투(2월 22일)”라며 “헌재 판결문 향방을 통해서 정계개편의 빅텐트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은 ‘반문(반문재인) 연대’다. 여론조사 1∼2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각각 ‘공동정부론’과 ‘개헌협의체 구성’을 각각 승부수로 던졌다. 문 전 대표의 ‘범야권 지지층 결집’ 전략과 반 전 총장의 ‘반(反) 패권주의 연대’ 전략이 강하게 맞붙은 셈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열고 “‘문재인이 대세다’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확인해보니 제가 대세 맞다”라며 “정권교체면 어떤 세력이든 함께 할 것”이라고 공동정부론 구상을 밝혔다.
◆내달 22일 전후 빅텐트 본격…문제는 ‘경제’
제3지대 정계개편으로 반전을 노리는 반 전 총장도 같은 날 서울 마포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정당 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설 전에도 4년 중임의 이원집정부제(분권형 개헌)와 임기단축 개헌카드를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선 바 있다.
문제는 제3지대 정계개편이 반 전 총장 중심의 빅텐트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 등의 삼각연대로 분화돼 있다는 점이다.
앞서 안 전 대표는 설 기간인 지난달 30일 정 이사장과 회동하고 연대 뜻을 확인한 반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반 전 총장과의 회동은 사실상 빈손으로 끝났다. 제3지대 정계개편에 시동을 건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3D 프린팅 및 가상현실 체험장인 ‘무한창의협력공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를 향해 “본인만 정권교체라 생각하는 교만함이 묻어나오는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중위권인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가 연대보다는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이 나는 이달 중순 전후로 ‘문재인 대세론’을 넘기 위한 반 전 총장 측과 안 전 대표 측의 제3지대 정계개편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 개헌파가 두 그룹으로 나뉘면 ‘스몰텐드’, 가까스로 합치더라도 물리적 결합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눈여겨볼 대목은 탄핵에 숨죽인 ‘샤이 보수층’의 향배다. 이른바 ‘문재인 비토층’이 여전한 상황에서 제3지대 정계개편이 ‘미풍’에 그칠 경우 ‘샤이 보수층’이 어떤 식으로든 대선 막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배 본부장은 “제3지대 정계개편에서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중요하지만, 단순히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으로는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문제는 경제다. 2012년 대선 때 핵심 슬로건이었던 ‘경제민주화’ 이후 슬로건을 만들어야 한다. ‘선(先) 경제-후(後) 개헌’으로 문 전 대표와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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