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알선수재 혐의 수사가 끝나는 대로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하고,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등 산적한 수사 일정을 신속히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특검 수사 종료 시기인 2월 28일까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의혹과 관련한 박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등 수사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최씨의 두 번째 체포영장을 31일 오후 청구했다.
특검팀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 과정에서 최씨가 부당하게 사익을 챙긴 정황을 포착해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이 최씨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건 지난 22일 이후 9일 만이다. 25일 영장이 집행돼 특검 사무실에 강제 소환된 최씨는 특검의 '강압 수사'를 주장했다. 이후 최씨가 다시 소환에 불응하면서 특검은 다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지난해 5월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재경씨를 미얀마 대사로 앉히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도 잡고 이권 챙기기와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특검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유 대사는 조사에서 최씨의 추천으로 대사직에 오른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선수재 혐의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해주는 대가로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한 행위에 적용된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특검팀은 최씨의 알선수재 혐의 수사 후 삼성 합병 찬성과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의혹 관련,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압수수색은 3~4일, 대면조사는 8~10일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장소는 특검 사무실이나 청와대 경내가 아닌 안전가옥(안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특검팀은 청와대 측과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아울러 특검팀은 사실상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된 만큼 구속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과의 모종 관계를 캐낸다는 계획이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최씨 등의 뇌물수수 혐의 조사는 알선수재 혐의를 조사하고 이뤄질 것"이라며 "이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건도 남아있어 그 전에 (뇌물수수 혐의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학사 특혜를 주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 전 총장이 최씨와 3차례 만났다는 재판 증언이 나온 데 관해 "지난번 조사 당시에도 두 사람 사이에 여러 번 통화한 것으로 돼있고 오늘 추가적인 내용이 나왔다"며 "그런 부분을 종합해 최 전 총장의 영장 재청구 여부에 하나의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이날 열린 최씨 공판에서는 최씨가 2015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최 전 총장을 3차례 만났다고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증언했다.
최 전 총장은 작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에 관해 '정유라 학생 어머니'로만 알고 있었을뿐, 특별한 사이는 아니라고 증언한 바 있다.
이 특검보는 이대 학사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유라씨의 덴마크 구금이 연장돼 특검의 조사 가능성이 작아진 데 대해 "이대 입시 비리 관련해서는 정씨의 진술이 없어도 다른 관련 증거로 충분히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덴마크 사법당국이 특검에 정씨의 혐의 등에 관한 정보를 요구한 데 관해서는 "덴마크 검찰로부터 받은 추가 질의 사항에 관해 신속히 답변함으로써 정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결정이 원만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대 학사 비리를 수사해온 특검팀은 22일 최 전 총장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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