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고문이 "유로의 심각한 평가 절하로 독일이 수혜를 입고 무역 상대국인 미국에 피해가 돌아온다"고 비판한 데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31일(현지시간) “독일은 유로가 생기기 전 분데스방크가 그랬듯 유럽중앙은행(ECB)에도 늘 독립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을 요구해왔다. 우리는 ECB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앞서 나바로 위원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 약세를 이용해 유럽연합(EU) 내 여타 국가들과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며 “유로는 독일의 옛 통화 마르크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 소식에 유로는 31일 장중 달러 대비 1% 가까이 뛰었다.
CNN머니에 따르면 독일은 수년간 막대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2016년 1~11월 무역 흑자는 2740억 달러(약 318조원)에 달한다. 이 중 대미 무역 흑자는 약 600억 달러(약 70조원)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EU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EU 지도자들은 미-EU 관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31일 EU 회원국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미국의 새 행정부로 미래가 한층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70년간 미국의 외교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새 행정부로 EU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우리의 유대를 악화시키려는 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정치적 유대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호소했다.
앞서 취임 전 트럼프는 유럽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EU 추가 이탈을 예견하고 영국의 브렉시트를 옹호하는 등 EU 분열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EU 지도자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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