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극복에 힘썼던 강봉균(康奉均)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이다.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17호실에는 1일 김덕룡 전 의원 등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고인에 대해 "김대중 대통령을 도와 한국 경제의 구조조정을 위해 진력했고, 커다란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경제전문가였다"며 애도를 표시했다.
강 전 장관은 194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초등학교 교사로 3년간 근무하다가 서울대 상대로 진학했다. 미국 윌리엄스 칼리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한양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68년 제6회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경제기획원에서 차관보까지 승진한 후 김영삼 정부에서 노동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 정보통신부 장관을 차례로 역임한 후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정책기획수석,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을 차례로 역임했다.
특히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아 IMF 외환위기 극복에 앞장서며 기업의 구조조정 등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아 훌륭하게 수행했다.
고인은 또 재정경제부 장관 때는 대우그룹 해체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기도 했다.
고인은 경제관료 생활 30여 년을 마감한 후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중도통합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예결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행정과 입법부를 두루 거쳐 40여 년간 경제전문가로서 활동하였다.
고인은 췌장암 투병을 하면서도 지난해 <코리안 미러클 4 :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의 편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책에서 고인은 후배 공무원들에게 “소신과 배짱을 가지고, 깨끗하고 정직하게 일하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고 당부했다.
고인은 또 "최근 롯데그룹의 친족 간 경영권 분쟁사태를 초래한 상황은 아직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선진적 기업지배구조의 확립과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한 법적, 제도적 규제감독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인은 지난해 9월부터 대한석유협회 제21대 회장으로 선임돼 최근까지 협회를 이끌어 석유협회장 형식으로 치러진다고 협회측은 밝혔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 서혜원(71) 씨와 아들 문선(43)씨, 딸 보영(42)씨가 있으며 발인은 3일 오전 7시, 장지는 전북 군산시 옥구읍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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